고양신문 3월 2일자 10면 "봄이다,씨 뿌리자"라는 가사를 보는 순간 눈이 크게 뜨였다. 봄을 맞아 농사를 눈앞에 둔 시점에 맞춘 시기적절한 기사였기 때문이었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노인을 위한 ‘경노 웰빙농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시는 시가지가 띄엄띄엄 산재해 있고 시가지 사이와 주변은 거의 농지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여름 무렵에 이곳을 지나다 보면 농사를 짓지 않고 놀려둔 공한지와 파종은 했으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농지를 쉽게 볼 수 있다.

고양에서도 4월 초가 되면 집주변의 조그마한 공터도 그냥 놀려두지 않는다. 동네 노인들이 봄이면 공한지를 일구어 상추와 고추 깻잎 등의 채소를 기르고 이렇게 수확한 채소를 자식들과 이웃에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이를 받은 이웃은 금방 친한 이웃사촌이 되는 참으로 보기좋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렇게 공한지를 일구는 노인들은 그나마 일부분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노인들은 땅을 구하지 못해 텃밭을 가꾸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주말농장이 있어서 봄에 분양을 하므로 신청을 하면 밭을 가꿀 수 있다. 그러나 자식들로부터 용돈을 타서 쓰는 입장에 있는 노인이라면 평당 1만원 이상 하는 분양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의 생각으로는 시청이나 구청 등의 행정기관이나 지역언론 또는 시민단체가 나서서 공한지 지주를 설득해서 밭을 무상으로 대여해 남자 60세.여자 55세 이상 노인들로 하여금 농사를 짓도록 하는 ‘경노 웰빙농장’을 마련하면 좋지 않을까.

그 농장 입구에는 따로 야를 담아두는 수집통을 비치해 놓고 수확한 유기농 채소 중 일부를 기증하도록 권유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모은 채소를 양로원이나 보육시설 등에 보내도록 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운영되는 ‘경노 웰빙농장’은 각종 야채가 풍성하게 자라는 아름다운 전원도시의 경관을 제공해 주고, 무료한 노인들에게는 보람있는 소일거리를 마련해 주며 가정과 보호시설에는 건강한 식품을 전해주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뜻있는 시민 단체들이나 행정기관에서 경노 웰빙농원을 마련하는데 깊이 고민해 보길 바란다.

 

우승남/화정동 주민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