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원고교 2학년12반

매주 토요일 새벽 6시 30분에는 행신동에 자리한 무원고(교장 최복환) 운동장에서 잠을 깨우는 외침이 어둠을 깨운다. 이 학교 2-12반은 토요일마다 ‘놀토’(노는 토요일) 하는 날도 어김없이 운동장에 모여서 축구를 한다.
학생들에게 평일에는 늦게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체육 시간도 일주일에 두 번뿐이고, 운동량도 부족해 이처럼 새벽에 모여 축구를 통하여 서로 친해지는 계기가 되면서 체력도 단련하고 있다고.
“복권추첨을 기다리듯 뭔가를 기다리는 설레임이 성격까지도 밝게 한다”고 말하는 김홍임 담임교사(수학)는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서 색소폰을 시작으로 군대에서도 군악대를 맡아 또한 학교의 행사 때마다 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교사생활 5년 차 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창 혈기 왕성한 아이들을 발바닥 땀이 나도록 1시간 정도 뛰게 하고서야 책상에 앉게 한다. 이렇게 하면 수능을 준비중인 고2 학생들에게 집중력이 향상돼는 성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김희용군은 “축구를 통해 학기 초의 서먹서먹함도 금방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멀리 고양동에서 통학하고 있는 박병찬군도 “새벽의 맑은 공기 마시고 뛰고 나면 정신이 더 맑아진다”고 한다.
체육시간에 발등을 다쳐 깁스를 하고 운동장에 나타난 이우영군은 비록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뛸 수는 없지만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응원에 나섰다.
이날도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학교 운동장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같은 골 세레머니가 연거푸 터져나오며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굴 월드컵의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