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어르신 노래자랑 대상 박덕순씨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습니다. 요구르트 5상자 돌렸고 민요반 모임에는 수박을 대접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만나는 사람마다 ‘1등했으니 한번 쏴!’라고 합니다.”

지난 9일 덕양노인복지관(관장 임창덕)에서 열린 ‘제6회 덕양어르신 금빛노래자랑’에서 대상인 덕양금빛상을 수상한 박덕순씨(성사동 74세)는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했다. 이날 푸른 한복치마에 감색저고리를 입고 누가 내다버린 이불껍데기를 뜯어서 만든 노란 목도리를 하고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을 불렀다는 박씨는 앙콜송으로 ‘독도는 우리땅’을 불러 관객들의 큰 갈채를 받았다고.

한국전쟁에서 남편이 전사한 국가유공자로 어려운 살림살이를 꾸리며 키운 아들이 고양종고 영어교사로 발령받으면서 충청도에서 고양으로 옮겨와 23년째 살고 있다. 지금은 아들이 분가해서 따로 살지만 인정많고 베풀기 좋아하는 이웃이 많아 이제는 고양을 떠날 수 없다고.

덕양노인복지관이 문을 연 2000년부터 매일 복지관에 나와서 산다는 박씨는 이곳에서 민요 장고 고전무용 댄스 등을 배우면서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 복지관 민요반 선생님들(김혜경 김연임)도 노인들의 수준에 맞게 노래지도를 잘 해주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젊은 시절 아들을 업고 다니던 충청도 병공장에서 열린 노래자랑에서 1등을 해서 금반지 세돈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복지관에서 익힌 노래 솜씨로 몇몇 노래자랑에서 인기상을 받기도 했다고. 특히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부르는 ‘독도는 우리땅’은 인기상이 따논 당상이라고 말한다.

매일 나오는 복지관이 ‘남편이자 친구이고 아들’이라고 말하는 박씨는 즐겁게 사는 것이 가장 큰 건강비법이라고 한다.

이번 노래자랑은 개그맨 배동성씨가 사회를 맡고 4월에 치열한 예선을 거쳐 선정된 15명의 어르신들이 재주를 뽐냈다. 그리고 축하공연으로 서울예술단의 삼바, 아키모의 기타연주, 추심이의 품바공연이 있었고 복지관 직원들은 꼭지점 댄스를 선보여 어르신들을 즐겁게 했다.

임창덕 관장은 “그동안 노인복지에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지원해 주신 분들과 함께 뜻 깊은 행사를 마련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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