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축구회 김상혁 선수와 제자들

준결승전에서 날아오는 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다이빙 헤딩슛으로 멋진 골을 성공시켜 관중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선수가 있다. 정발축구회의 김상혁 선수는 이날 율동과의 4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고 결승전까지 혼신의 힘을 발휘해 팀의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김 선수의 이런 투혼의 뒤에는 이날 경기를 지켜보는 아내(유진영씨)와 어린 딸도 있었지만 또한 그의 제자들이 그라운드 옆에서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일곱명의 제자들이 김선수의 경기를 응원하러 나왔다. 호수와 성신, 중산초등학교에서 축구 특기적성교육 교사로 일하고 있다.
그에게서 호수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제자들이 백석중학교 1학년으로 진학했어도 선생님의 시합을 응원하러 일부러 운동장을 찾은 것. 백석중 서준용 박제형 박종호 강민성 등은 한결같이 “우리 선생님은 재미있게 축구를 가르친다” “열심히 지도해 주셔서 축구에 빠지게 됐다” “일요일이면 7시에 백석중학교에 모여 2시간 동안 축구를 가르쳐주신다”며 선생님 자랑에 열을 올렸다.
김상혁 선수는 1996년 결혼과 함께 고양에 정착해 살고 있으며 정발축구회에는 98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부터 축구를 시작한 김 선수는 이날 정발팀의 주 스트라이커를 맡아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다보니 상대팀의 주요 방어대상이 되어 숱하게 그라운드에 넘어져야 했다. 이날 4경기에서 교체되지도 못하고 전 경기 전 시간을 뛰어야 했지만 제자들의 눈이 무서운지 잠시도 경기에서 긴장을 놓지 못했다. 그래서 나중에는 쥐가 나는 다리에 피를 내기 위해 바늘로 마구 찌르기도 했다. 그리고 우승이라는 자랑스런 선생님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선물했다.
박지성과 지단을 특히 좋아한다는 김상혁 선수는 “아이들에게 축구는 성장기에 적절한 운동으로 단체경기를 통한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며 축구교사로서의 철학을 펼쳐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