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창 야생화농원 초당 대표

높푸른고양21이 주관하는 삶터대학에서 '야생화는 거름을 주어서는 안된다' '볏짚을 태워서 물에 담근 후 그 물을 주면 꽃이 잘 핀다' '은방울꽃은 5년을 기다려야 꽃을 볼 수 있다'는 등 생생한 강의로 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강일창씨를 만나러 그가 운영하는 삼송동 농협대 입구 야생화 농원 '초당'을 찾아갔다.
천하대장군이 지키고 있고 문을 열고 초당에 들어서면 맨 먼저 반기는 때죽나무와 황새같이 끝에 꽃이 피는 황새풀, 5년이 되어야 꽃이 핀다는 방울새란, 별이 내려와 꽃이 된 애기별꽃 , 새벽에 나와서 아침이면 다 큰다는 망태기 버섯 등이 시선을 끌었다. 이밖에 부처꽃 뒤로 토종 개구리가 뛰어놀고 연못에는 송사리와 붕어들이 노닐고 있었다.
2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야생화와 함께 한 강 대표는 TV 남북의 창, KBS체험 삶의 현장 등에 출현하기도 했고, 고양세계꽃박람회에서 야생화 전시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2003년에는 농림부 장관상, 2006년에는 조경부문 금상과 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상은 야생화의 보존과 보급에 더욱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는 강일창 대표는 올해 꽃박람회에서는 통일관에 '백두산 천지' 분경작을 꾸며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연출하고 백두산에서 서식하는 고산식물 77종류로 이곳을 꾸몄다. 하지만 웅장한 백두산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안타까웠다고. 그러나 햇볕 없이도 식물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한 것이 실내전시회인 이번 꽃박람회에서 얻은 큰 성과라고 한다.
바윗돌에 핀 구절초에 매료되어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강 대표는 본래는 조각가였었다. 미술을 전공했기에 이를 조경에 접목시켜서 그가 꾸미는 화원은 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조형과 소품이 멋지게 어우러진다. 그의 농원 초당도 옛날 다리미와 조랑박, 초가집, 나무주걱 등이 솟대랑 어울려져 독특함을 연출하였다.
고양시 자생화 영농조합법인인 고양시 자생식물회 회장도 맡고있는 강대표는 자연 그대로 멋이 깃든 야생화를 고양시에 보급하는데도 한몫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협대학 내 8천여 평에 3년에 걸쳐 조경공사를 했으며, 농업기술센터의 맨발지압 체험장과 농심파크 주변의 연못도 모두 그가 맡아 시공한 것이다.
사람들이 드나들면 훼손될까봐 숨겨두었다가 2년 전에야 개방했다는 그의 농원 초당은 삼송신도시 개발로 인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군대를 막 제대한 아들(강신길 24세)이 야생화에 관심이 없어서 안타깝지만 그 대신 꽃 좋아하는 며느리를 맞이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강 대표는 말한다. 지금은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그간 힘든 과정을 참고 견뎌준 아내(고수경 49세)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요즘 야생화 붐이 일면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야생화 기르기 무료 강습에 관심 있는 이들이 초당을 찾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 같다고. 수강생 중 한사람인 김일진씨는 민통선 지역에서 야생화 체험마을 ‘꽃무릇’을 준비 중에 있다.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면서 자연 상태로 자라도록 정성을 쏟으면 됩니다." 이것이 강일창씨가 강조하는 야생화를 잘 키우는 비법이다. 문의 www.chodangflower.co.kr ☏018-313-4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