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은 지음 / 유기훈 그림 / 대교

이 책은 중국문화혁명의 격동기 속에서 우리민족의 가슴 아픈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제 강점기, 일제의 수탈로 배고픔을 견디다 못한 조선 사람들은 만주로 건너가 근면성과 성실로 땅을 일구며 살아 왔다. 만주에서도 어느 민족보다도 부지런하고 성실했던 우리민족, 그들은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 놓기도 하고, 그들의 아내는 자식교육과 생계를 꾸려가며 억척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러나 삶은 끊임없는 격랑 속에 놓여 있고, 중국문화혁명은 다시 한 번 그들의 삶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갔다. ‘약한 놈 하나 잡아 놓고 마음대로 물어뜯는 개’처럼 문화혁명의 자아비판 대상은 지주와 지식인이었다. 조선인들은 자식 교육에 억척이었던 만큼 지식인들이 많았고 조선족이기에 더 차별 당했다. 동혁이 큰 아버지는 대학교수로 한글을 세종대왕이 만들었다고 해서 반혁명자로 몰렸다. 동혁이 아버지는 ‘조선민족과 중국민족의 풍속이 다르다고 한 것’뿐인데 문화혁명정신에 위배되는 민족분리주의 사상을 가졌다 하여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김지훈 선생님은 만주가 아주 먼 옛날 고구려 땅이었고 고구려는 조선의 옛 이름이라는 것, 오녀산성이 중국 산성이 아니라 고구려 산성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비판대회에 서게 되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두려움 앞에서도 그들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조선인은 중국의 소수민족이 아니며 만주를 지배한 대제국이었다’는 자부심을 품고 살아가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꼬리 빵즈, 이 말은 중국 사람들이 조선 사람들을 놀릴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조선아이들은 이 말을 들어도 기죽지 않는다. 꼬리 빵즈라는 말 속에 용감한 고구려인의 기상이 담겨져 있고, 중국 사람들이 고구려 사람들을 두려워하면서 불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꼬리 빵즈임을 자랑스러워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우리재중 동포들은 중국말이 아닌 우리말을 사용하고 우리 풍속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이 책에서 보여주듯 ‘ 말과 글을 잊어버리면 민족도 없다...... 남의 땅에 살수록 더욱 잊어버리면 안 된다’는 절박함과 고구려인의 후예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리라.(5학년부터)


김명옥 / 푸른꿈도서관 917-2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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