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성개방 시대에 산다지만 지하철이나 길거리 성문화에 무안할 때가 많다. 선생이 학생을 성추행하거나 청소년수련원 간부가 학생들을 성폭행했다는 사회 윤리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쓰레기 같은 소식들은 쓰레기통에 처박고 싶다. 세상이 미쳐가는 것 같다.

어른 없는 사회에서 막 자란 후레자식들 같다. 자동차 한 대를 내건 댄스 경연대회에서 여성들이 속옷까지 벗어 던지며 춤을 추더라는 소식을 들었다. 자동차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존엄성이나 정체성마저 과감하게 내버리는 세태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고 하지 않던가. 욕망이나 물질의 소유나 집착이 무엇이던가. 어릴 적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을 얻고 난 후 하루 이틀이 지나면 방 한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지 않던가.

지금 우리 세상은 어른도 내몰고 아버지도 없으며 밥상머리 교육도 사라지고 오로지 입시지옥 속에 인성교육은 먼 얘기다. 학원만 다닌 아이들에게 욕망을 다스리는 수행 또한 없다. 빈부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상대적 빈곤 속에서 위화감마저 느끼거나 열심히 살아도 나아지지 않는 서민들에겐 절망뿐이다.

개학이 되면 부모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교에 갔다 온 아이가 누구는 캐나다, 누구는 호주 등 외국에 갔다 왔다는데 우리는 언제 외국 한번 나가 보느냐고, 비행기를 타보고 싶다는 말에 조금 벌어다주는 아빠는 고개를 숙인다고. 수영장에 다니는 한 지인의 말에 의하면 신도시 여자 주부들 가운데 잘사는 여자들은 자기 차 가지고 골프, 여행, 외식, 명품중독에 수영장 안이 시끌시끌하다며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가 아니고 아예 박탈감이 생긴다고 한다. 차라리 기회만 되면 도시를 떠나고 싶어진다고. 두 아이 교육 때문에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지금은 마음 안에 가득한 욕망을 덜어내는 일이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부끄러움을 되찾고 가치관의 정립이나 인성교육이 시급하다. 너무 때가 늦으면 기회도 없다. 주사라도 놓아야 다시 동방예의지국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 안명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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