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에 핀 야생화’ 발간

“흰 종이에 까만 글씨의 시집을 넘어서서 이번에는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함께 담은 시집을 냈습니다.”

2004년, 나이 일흔에 첫시집 ‘길 따라 가는 세월’을 낸 최종복 시인이 두번째 시집 ‘논두렁에 핀 야생화(도서출판 나루터)’를 발간했다. 최 시인은 고양 출신으로 7년 전 문화초등학교장에서 정년퇴임했다. 이 시집은 시와 함께 그에 어울리는 사진들을 함께 편집해 모두 칼라로 제작했다. 사진들은 모두 최 시인이 40여년 동안 찍어서 모아온 것들 중에서 골랐다. 최종복 선생은 시인으로 등단하기 이전인 1985년 한국일보 사진콘테스트에서 1등을 한 사진작가로서 고양시 사진협회 초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번 시집에 대해 시인은 “첫 시집이 서정시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서경시를 주로 실었다”고. 고양을 비롯해 전국을 다니면서 만나는 자연산천을 시의 소재로 삼았다. 자연 중에서도 시인의 눈에는 작은 것이 아름다운 모양이다. 시집 표지에는 야생화 엉겅퀴의 사진을 담았다. 시인은 “엉겅퀴는 길가나 논두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지만 생명력이 강하고 약초로 쓰이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시인은 ‘짧고 간결하며 쉽게’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시집 136쪽에는 “따사로운 봄 세상 알리는 고양 꽃박람회 향기(제목 꽃박람회)”라는 단 한줄의 시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 시는 배경에 꽃박람회장의 모습 사진을 실어 충분히 그 의미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시인의 삶의 연륜은 ‘하(동)안거’에서 잘 드러난다. “스님/ 그 쪽방 왜 들어가십니까/ 묻지 말게/ 답변하는 스님”에서 선사들의 선문답을 통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이런 성찰은 ‘마음 속(74쪽)’에서 절정을 이룬다. “(중략) 당신이 길고 굵은 끈으로/ 나를 우물에 내려 보내/ 빈 두레박에 맑고 푸른/ 우물물 가득 담아주고/ 나의 목을 축여주는/ 고마운 사람이었다는 것/ 나는 이제야 알았다네”라며 내면에서 이뤄진 만남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이제는 지난 40년간 찍어온 사진으로 도록을 만드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라며 노 시인은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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