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설화 ‘몽연연갗 고양어울림무대 올라

일산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은 고봉산(高峰山)이다. 이 고봉산은 원래 한자로 高烽山으로 봉화 봉(烽)자를 사용했다. 이 봉화와 관계된 먼 옛날 삼국시대 때 고봉산 인근에 살았던 한씨 미녀와 고구려 왕자와의 사랑이야기 국악소리극으로 만들어져 ‘몽연연가(夢然戀歌)’란 제목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는 28일과 29일 오후 7시에 덕양어울림누리 내 고양어울림극장 무대에 오르는 고봉산 한씨 미녀와 고구려 22대 안장왕(재위 519-531)의 사랑 이야기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실려 있고, ‘해상잡록’이란 책을 인용한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도 기록돼 전해진다.

고구려는 백제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애쓰던 시기 젊은 태자 흥안이 백제 개백현 지금의 고봉산 일대를 정탐하던 중 한씨 성을 가진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태자의 임무가 끝나고 태자는 ‘꼭 돌아온다’는 약속을 남긴 채 태자는 고구려로 돌아가고 이들은 잠시 이별의 시간을 맞는다. 이후 태자는 고구려 22대 문자왕으로 즉위하고, 개백현에 부임한 태수는 한씨미녀에게 반해서 청혼을 하지만 한씨 미녀가 이를 거절하며 자신의 매서운 절개를 노래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든 없든/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고려 말 충신 정몽주 선생의 시로 알려진 이 단심가는 그 기원이 바로 고봉산 한씨 미녀에 있다고 한다.

김권수 고양시국악협회장은 “몇 년 전 이 설화의 내용을 듣고 바로 춘향전이 생각났습니다. 춘향전의 원전이 바로 한씨 미녀 얘기인 거죠. 이 자랑스런 고양의 설화를 우리 국악인의 손으로 무대에 올리겠다는 욕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라고 한다.

이번 무대는 이런 포부를 가진지 4년 만에 비로소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국악협회는 춘향전, 봉이 김선달, 춘향이 나이 사십에 등의 소리극을 매년 무대에 올리면서 연기력을 높여왔다. 모두 이번 ‘몽연연갗를 위한 준비인 것이다.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고구려 의상을 모두 빌리지 않고 맞췄다. 앞으로 매년 무대에 올려 고양의 대표적인 공연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이다. 이번 공연에 나서는 출연진은 김권수 회장(무형문화재 19호 이수자) 노경미(무형문화재 57호 이수자) 김연실(백제예술대 교수) 이혜선(57호 이수자) 차정호(3호 이수자) 유창(57호 준보유자) 김미화(경기무형문화재 22호 이수자) 등이다.

이번 공연에는 경기문화재단과 고양시가 지원하고 있으나 경비는 크게 부족한 실정. 그래서 고양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기대하고 있다. 고양신문이 향토문화발전을 위해 후원하는 이 공연은 이 기사를 오려온 고양신문 독자에게는 입장료 30%를 할인해 준다.

일자 28. 29일 오후7시 | 장소 어울림극장 | 입장료 으뜸자리3만원 좋은자리2만원 편한자리 1만원

줄거리

고봉산 일대가 백제의 지배를 받던 시절, 고구려 21대 문자왕의 아들 태자 흥안은 꿈속에 미녀를 만나 마음을 빼앗긴다. 여인이 잊힐까 초상화를 그리던 흥안 태자는 선왕의 대업을 이루려는 문자왕의 뜻을 알고 그간 준비한 무사들과 백제의 개백현(지금의 고양)으로 정탐을 떠나게 된다. 꿈속에서 만난 여인의 초상화를 지닌 흥안은 개백현의 어느 마을에 이르러 꿈에 보았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 여인에게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보여주며 자신과 꿈속에서 만났노라고 이야기 한다. 그녀의 이름이 바로 한주다. 흥안과 한주의 연정이 깊아지며 시간이 흐른다. 어느날 평양성에서 전해온 문자왕의 승하 소식을 들은 한주와 재회를 다짐하고 평양성으로 돌아가 왕위에 오른다.

한편 개백현에 신관 태수가 부임한다. 첫눈에 한주의 아름다움에 반한 태수는 청혼을 하고, 한주는 자신은 정혼자가 있다며 거절하자 옥에 갇히고 만다.
신관 태수의 생일 잔칫날, 고구려 문자왕은 한주를 구하기 위해 장수 을밀과 날쌘 부하들을 보내고 이들은 광대패로 변장해 잠입한다. 태수는 한주를 불러 다시 청혼을 하지만 한주는 ‘백번을 고쳐 죽어도 일편단심 변함없다’며 죽음을 청한다. 이때 을밀이 태수를 습격해 한주를 구한다. 한주는 고봉산에 올라 봉화를 올려 안장왕이 오는 길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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