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 후반의 나이를 먹도록 살아온 인생에서 그간 직장도 옮겨보았고, 직책도 여러번 바꿔보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그 업무에서 수년 동안 쌓은 경험이 새 사람에게 전달되지 못함으로서 업무의 공백과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곤 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항상 기우로 끝나곤 했다. 새 사람은 그 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더욱 창의적으로 잘 끌어나간 것이다. 아마 이러한 우려 속에는 자존심과 함께 내가 그 누구보다도 일을 잘 했다는 자만심이 은근히 깔려있었으리라. 앞으로의 고양신문이 더욱 좋아지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5년 반 동안 일했던 고양신문을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동안 고양신문에서 독자에게 신문을 전달하는 독자사업부 업무도 보았고, 얼마 전 돌아가신 이건현 옹의 자서전을 발간하는 등 기획사업 일도 해 보았고, 편집국장을 맡아 취재의 현장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그동안 고양에 대한 이해는 넓어져왔고, 그만큼 고양 사랑도 커졌다.

취재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역시 ‘동특집’ 취재였다. 고양시의 각 동마다 그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취재 중에 지역사회에서 소리없이 봉사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역 사회에는 어려운 사람들도 많지만 이들을 돕고자 나서는 주민들도 많았다. 정이 메마르지 않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고양의 주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나 자신 15년 전에 이사 온 이주민으로서 고양에는 지역 곳곳마다 수천년을 살아온 사람들의 얘기가 담겨져 있는 풍부한 향토문화의 도시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풍요한 향토문화를 함께 나누고 새로운 문화를 꾸려가는 일에 나름대로 일조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의 고양신문도 이 일을 더욱 잘 하리라 생각한다.

고양신문에서 일하면서 만났던 지역 사회의 수많은 아름다운 봉사자들, 고양의 향토문화를 만난 인연에 깊이 감사들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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