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 예산 논의중 ‘당론’ 고백

올해 처음 정당 공천을 받아 선거를 치러낸 고양시의회가 지역 현안에서까지 정당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월 13일 고양시의회 예결위는 마지막날 회의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공전하다 결국 하루를 넘겨서야 심의를 마쳤다. 논란이 됐던 안건은 ‘중앙로~가좌지구 연계도로 개설공사’ 예산 50억원에 대한 것이었다.

문제는 논의에 앞서 한나라당 A의원이 전체 예결위 위원들에게 “당론으로 정해진 내용이라 양해를 부탁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불거졌다. 도시건설위원회가 도비확보 조건 등을 이유로 예산 전액을 삭감했던 안건에 대해 ‘당론’이라 삭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 결국 관련 예산은 1월 추경예산안에서 재논의하기로 하고 40억원을 삭감하는 선에서 결론이 내려졌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B의원은 “중앙로 예산의 경우 우리당 국회의원이나 시의원들이 추진하는 예산이라는 이유로 삭감됐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중앙정치가 지방의회까지 갈라놓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열린우리당 C의원은 “얼마전 모 관변단체 관련 조례개정안을 논의하기에 앞서서 한나라당 의원들만 모여 식사를 하고나서 다음날 개정안이 수정돼 통과되기도 했다”며 “숫적으로 밀리는 현실에서 말한마디도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나라당 D의원은 “심의나 회기 전에 사전 모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심정적인 일체감일뿐 지역현안에 당론이 따로 있을 수는 없다”며 “사전모임을 하기는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민들과 밀접한 예산안과 현안 논의에 소위 ‘당론’이 개입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고양시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중앙로 예산과 관련 시민들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중앙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의회의 삭감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가좌동 주민대책위의 이만재씨는 “가좌주민들의 염원이 컸던 사항이라 예산 삭감 소식을 듣고 실망을 했지만 1월 추경에서 다시 살려준다니 거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추경에서 살릴 예산을 굳이 이번에 삭감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시의회가 정보부족으로 판단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김진이 기자 kjini@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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