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교육 환영” 92% … 네트워크 형성 시급

한뫼여성문화공간 추진위원회에서 발표한 ‘일산 거주 여성의 생활과 욕구에 관한 조사’는 신도시 여성의 삶의 지표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비록 표본의 수가 563명에 불과하지만 신도시 거주 여성들의 생활양식과 문화·경제적 욕구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조사 분석에 참여한 김은미 박사(사회학)는 “여성들의 생활과 욕구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신도시 거주 여성들의 일상 생활의 구체적인 모습과 욕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분석결과를 밝혔다.

현재 고양시민의 문화 욕구는 대단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어떤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필요한지에 대한 행정적 지표가 전무한 상태이다.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에 대한 욕구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욕구가 분출하고 있음에도 이를 제도적으로 끌어안을 어떤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은 형편.

우리의 생활 무대이자 삶의 터전인 고양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이런 지표통계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한뫼 추진위의 이번 사업은 좋은 선례가 되었다.
조사내용은 △가정생활, △여가생활, △사회적 관계 및 활동, △경제활동, △응답자 특성 등이다.
먼저 △가정생활의 경우 여성의 일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사와 자녀양육에 관한 내용, 품앗이 양육과 지역화폐 방식에 대한 견해를 조사했다. △여가생활 대한 조사는 현재의 여가생활 경험과 이에 대한 평가, 지향하는 여가 생활 등으로 나누었고 △사회적 관계 및 활동에서는 이웃관계를 비롯한 사회적 관계의 반경과 활동 내용을 알아봤다. △경제활동 영역은 경제활동 동참여부와 지속의사 또는 참여의사, 지원방안에 대한 견해 등이 포함됐다.


사교육 점유율 61.5%

평균 3.78명의 가구를 이루고 있으며 1일 5.78시간의 가사노동을 담당하고 있다. 자녀양육이나 가사노동은 주로 여성이 책임지지만(각각 72.3%, 72.4%) 남편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고, 자녀양육과 가사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경우는 각각 19.6%, 23.7%로 나타났다.
자녀 교육은 학원 48.9%, 개인 레슨 12.6%로 사교육 점유율이 높았으며, 여러 사람이 모여 품앗이로 교육하는 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92%에 달했다. 그러나 ‘좋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가 43.8%를 차지하고 있어 품앗이 교육에 대한 네트워크가 형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 낮아

여가생활로 보내는 시간이 1일 3시간 미만이 40.2%, 일주일에 3시간 정도가 28.8%로 나타났고, 문화공간 활용 경험은 공공부문 보다는 민간부문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2.44(1-매우 만족, 4-매우 불만족)로 나타났는데 양육 책임을 누가 지고 있는가, 자녀의 연령분포,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 경제활동에 참여 여부 등에서 만족도가 평균 이하로 내려가고 있음이 확인됐다.
기존의 문화공간 활용의 면에서는 공공부문 이용자(23.7%) 보다 민간부문 이용자가(32.7%)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존의 문화공간이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문화공간의 절대부족(79%), 프로그램의 정형화(74.4%), 경제적 부담(76.6%), 상담·재활 공간의 부재(81%)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아이양육, 경제활동의 걸림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는 36.6%로 나타났으며 정규직과 파트타임 근무가 각각 40%, 30.9%를 차지했다. 주요 업종은 학원·학습지·독서지도 강사 23.3%, 급식·가사 및 산후도우미·아이돌보기 14%, 판매직 12%, 일반 사무직 11.3%의 순이었다.
경제활동 이유에 대해서는 집안 경제 보조(45.3%)와 자신의 능력발휘 기회(36.5%)가 많았고 반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아이양육과 병행할 수 없어서 43.1%,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해서 26%, 취업과 관련된 기술이나 능력이 부족해서 14%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이나 사회참여를 돕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가사와 육아에 대한 사회적 지원 29.5%, 가사나 육아와 병행 가능한 일거리 개발 19.8%, 취업관련 지식과 기술의 습득 16.9%, 여성의 잠재력 개발과 리더십 훈련 15.2% 등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자녀 양육이나 가사와 병행 가능한 경제활동 참여의사’에 대해 91.1%가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지만 이들 중 42.8%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자주만나는 이웃있다 86.9%

응답자의 86.9%는 자주 만나는 이웃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31.7%는 일주에 세 번 이상, 24.6%는 하루 한번 정도, 23.3%는 ‘틈날 때마다 수시로’라고 답했다.
각종 및 단체활동, 자원봉사활동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고,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여성단체(49.1%), 교육단체(27.7%), 환경단체(10.7%), 소비자단체(7.1%)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21.8%가 여러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모임의 경우 44.8%가 참여한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소모임 참여자의 경우 동참모임(40.2%)이 압도적이며 교육관련모임(17.6%), 환경모임(8.8%), 인터넷동호회(7.1%) 순의 참여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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