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트라앤, 농어촌 활성화연구소 김규홍

▲ 자연 속에 있을 때 제일 마음이 편하다는 김규홍 연구원은 결혼도 미룬 채 작두콩 연구와 농촌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작두콩을 연구하기 시작한 계기는 한미FTA로 시름에 빠진 농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서입니다.”
결혼도 미루고 작두콩 연구와 농촌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는 농어촌 활성화연구소 김규홍(백석동.34)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야심 찬 계획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콩에 비해 유난히 솜털이 더 두껍게 형성된 보호막이 작두콩 연구에 푹 빠지게 하는 매력 같다”는 김 연구원을 취재하기 위하여 기자 또한 작두콩에 관한 책 두 권과 50여 쪽에 이르는 관련자료를 통해 도대체 작두콩이 무엇인가를 알아보았다.

작두콩은 식용콩 중에서 제일 큰 콩으로 꽃은 8월쯤에 연한 붉은색 또는 흰색인데 농장에 핀 것을 보아하니 흰색은 흡사 ‘해오라비 난초’의 꽃같이 신비하고 청아했다. 콩은 흰색, 붉은색, 검은색 등이 있는데 흰색의 약성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콩 하나가 1.5cm 정도 되는 신장모양을 나타내고 콩깍지는 30여cm로서 폭 5cm의 작두모양을 하고 있어 작두콩이라 불리어진다.
김 연구원이 작두콩을 실험재배 하기 위해 고양시에 있는 토양들을 모두 검토한 후 가장 적합한 곳을 찾아낸 곳은 다름 아닌, 미생물이 많아서 일본에서도 토양을 탐내고 있다는 법곳동 청송주말농장(대표 심민보)이었다.

그는 옥천에서 지인으로부터 구해온 작두콩 씨앗을 아이스박스에 파종해 1주일 정도 싹을 틔워 4월 중순에 농장으로 옮겨 심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5월 초까지 세 번씩이나 냉해로 죽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직접 땅에 파종했더니 이번엔 큰 떡잎에 욕심을 낸 까치가 다 먹어치워 버렸다. 김 연구원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아이스박스에서 발아시킨 것을 5월 마지막 주에 옮겨 심고서 방어망을 설치했더니 이번엔 까치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속상한 마음이야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고양시에서의 파종시기가 5월 말~6월 초가 적당한 것도 알았고, 또 비에는 잘 견디지만 낮은 온도에서는 약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던 소중함 배움의 기회였다”는 김 연구원은 “최근 국립암센터 알코올 클리닉과 연세대 전립선암센터에서 임상 실험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와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작두콩은 주로 경기 이남지역에서 재배가 되는데 잇몸염증, 비염, 축농증, 중이염, 치질, 심장병, 부종에도 쓰이지만, 특히 신장이 약해서 생긴 요통, 위암, 식도암, 대장암 등 몸이 냉해 생긴 여러 질병치료에 탁월한 효능과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동의학사전’에서도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마디로 작두콩은 염증을 삭이고 어혈을 풀며 고름을 빼내는 등의 약리작용도 탁월하지만 원기를 북돋아주는 보약으로서의 효능도 높다. 이상적인 식품인 동시에 약이라 할 수 있고, 뿌리, 꼬투리, 줄기 등 다 같이 약으로 쓰므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서 친환경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다 밑의 신비함을 만끽하는 스킨스쿠버를 오랫동안 한 적도 있다는 김 연구원은 (주)트라앤에 소속돼 농어촌활성화 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마음을 쏟고 있다. 부안, 김제, 함평 등을 돌며 농촌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그곳의 농민들과 최근 들어서도 몇 차례 일본의 선진지를 견학하고 평일에는 마을 현황 분석을 통한 지역발전의 대안을 연구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또한 그만큼 지방출장도 많다. 하지만 주말이면 부모님(김상국 65. 남정희 62)과 함께 농장을 찾아서 작두콩에 물을 주고 웃자란 순을 쳐내곤 한다.

이미 충북 진천에서는 작두콩으로 청국장, 된장, 고추장까지 상품화시켜서 캐나다로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김 연구원은 "많은 수난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잘 자라준 작두콩이 이 가을에 잘 영글어 준다면 고양시 소득대체작물로 보급하고 싶고, 더 나아가 고양시민으로서 이 지역의 농촌개발에 희망을 보태고 싶다"는 확고한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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