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을 사는 자와 파는 자의 관계에 대하여 한비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대저 품팔이꾼을 사서 씨를 뿌리고 밭을 갈 때 주인이 음식대접을 잘해주고 품삯을 달라고 하면 곧 지불하여 주는 것은 품팔이꾼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다. 주인이 이와 같이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잘해주는 것은 이렇게 해야만 품꾼이 힘을 내어 깊이 갈고 정성껏 김매기 때문이다.
또한 품팔이꾼이 힘을 다하여 김매기 밭갈이를 서두르고 밭고랑 밭두둑을 바르게 정돈하는 것도 주인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다.
품꾼이 이렇게 하는 것은 이렇게 해야만 반찬이 좋고 품삯도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잘해주는 이유가 다름 아닌 "서로가 자신을 위하는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 (皆挾自爲心也)『韓非子』<外儲設左上篇>"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부리는 사람이 일하는 사람을 잘 대해주지 않으면서 일만 잘해 달라면 어떻게 될 것이며, 일하는 사람이 게으름을 피우면서 대우만 잘 해달라고 요구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러므로 상대방을 위해주는 것이 마침내 나를 위하는 일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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