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동 백승석 독자

약속을 정하고는 갔지만 초인종을 누르니 백승석(78) 독자는 누구냐 묻지도 않고 어서 들어오란다. 백 독자의 인상만큼이나 따뜻한 느낌의 거실에는 글을 쓰고 있었는지 펜과 종이 그리고 온갖 자료들이 가득했다.
평생 목회활동을 해 온 백 독자는 은퇴를 해야할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대화제일교회에서 보수도 받지 않으며 공동목사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글을 쓰며 활동을 하다 보니 여러 방면을 골고루 알고 공부할 필요가 있어 신문이나 잡지를 다독한다”는 그는 현재 구독중인 신문만 4∼5개 정도인데 그 중 “고양신문은 꾸준히, 그리고 꼭 봐야 하는 신문”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내 복음을 전할 때는 그 지역을 모르고서는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그의 소신 때문이다.
1976년부터 고양시에서 생활한 백 독자는 고양시의 발전을 계속 지켜봐 온 사람 중 하나다. 그에게 고양시의 발전은 외적으로 정말 발전한 도시이지만 내적으로는 빈부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비친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직접 약자의 현실을 보고 행정적으로 차별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독자가 공동목사로 있는 대화제일교회는 개척목사와 후임목사 모두 사망해 신도가 적은 교회다. 후임목사의 사망이 발견된 것은 일산백병원 주차장. 차가 들어와 움직이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차요원이 다가갔을 때에는 이미 목사는 숨을 거두었고 사모 역시도 의식을 놓은 상태. 장례를 치르고 나니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던 사모도 뒤따라 숨을 거두었다고. 일주일 사이에 부모를 잃은 당시 중학교 1학년 딸은 큰어머니에게로 가서 보살핌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가 잘 때 꼭 안경을 쓰고 자는 버릇이 생겼다. 그 이유를 물어 보니 꿈에서라도 아빠, 엄마를 만난다면 자세히 보려한다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고.
이런 우여곡절 속에서 명맥을 지켜온 교회를 백 독자는 꼭 좋은 교회로 만들고 싶다며 소망을 내비쳤다. 한 때 교회를 폐쇄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신도수가 적어도 믿음은 충만한 교회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그는 자신부터 베풀고 살면 누구든 종교를 떠나서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고양시민들도 서로 베푸는 삶을 살자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