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유도회 고양시지부 이충구 총무부장

“새해엔 크고 환한 해가 떠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찬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곧 있을 해맞이 행사 준비로 행주산성을 찾은 이충구(57) 총무부장. 요즘 그는 유도회 총무로서 새해 첫 날 행주산성 정상에서 올리는 기원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제물에는 반드시 소머리를 놓고 과일도 크고 좋은 것을 풍성하게 박스 그대로 놓고 지낸다”고 전했다.
이 총무는 해맞이 행사준비뿐만 아니라 권율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충장사의 제전위원회 총무국장도 맡고 있다.
또 행주대첩제를 기념해 매년 3월 14일에 열리는 행주대첩제전 고유제에 올리는 제물도 이 총무의 손길로 준비된다. 이 총무는 태어나고 자란 토당동 능골에서 군복무가 끝난 74년부터 동네 청년회장을 시작으로 마을과 주변에 어려움이 닥치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서 활동해 왔다. 그리고 그 공로로 84년, 87년, 89년, 93년에 경기도지사 표창을, 95년 내무부장관, 99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남대문, 모래내, 일산 시장 등지에서 최상품의 제수를 구입해 30cm이상을 쌓아서 차린다”는 그는 “제상을 차리다가 제주를 쏟아, 허겁지겁 다시 준비해 올리느라 제례가 늦어져 식은땀을 흘린 것도 종종 있었다”며 웃었다. 또 제관들에게 제복을 입힐 때 10가지도 넘는 그 많은 순서를 혼돈해 다시 입히기도 하고, 제관들이 절하고 일어날 때 옷자락에 걸려 넘어진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럴 대면 다른 사람은 웃을지라도 자신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다고.
어렸을 때부터 우리 전통 문화를 좋아하고 또 한복을 즐겨 입었던 이 총무는 집안의 일가인 이근우(前전교) 전교의 권유로 ‘전통을 기리고 전파하는 유림생활’을 하게 됐다. 그 생활이 올해로 10년 째 접어들었다.
이 총무는 고양향교 교화 수석장의 및 성균관 고양 명륜 대학 총동문회 부회장을 맡고서, 1월 1일 해맞이 행사부터 3월 14일 행주대첩제, 8월 29일 서삼릉제, 10월 25일 공양왕릉 추기제, 12월 29일 전통혼례시범까지 1년에 무려 24번씩이나 치러지는 기원제 및 제례 등을 단골로 맡아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오는 12월 28일 ‘향교지’ 출간을 앞두고 “고양시의 역사와 인물이 모두 들어가 편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요즘도 한복을 즐겨 입는다는 이 총무는 우리 한복을 입어야 유림생활이 편안하고 또 행복하다면서 “행사를 치를 때마다 힘들어도 우리 전통을 전파할 수 있어서 뿌듯함은 더 차곡차곡 쌓여간다”고 했다.
향교에서 여름, 겨울 방학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예절과 인성교육을 시키면서 꼼꼼한 해설도 한다는 이 총무는 “젊은 유림들이 많이 나와서 전통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은 관심을 쏟아내겠다”고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