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녹색시민포럼 주민·전문가 토론회

지난 12월 26일, 고양시가 현재 검토 중인 ‘곡릉천 레저 명소화 사업’에 대한 시민과 전문가의 토론회가 덕양구청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높푸른 고양21 협의회가 주관하는 ‘녹색시민포럼’의 자리로 마련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총 연장 8.3km에 이르는 곡릉천 변에 자전거 도로 및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편의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고양시의 계획에 대해 인근 사리현동 주민대표, 고양시 주요 환경단체 대표, 자연생태전문가 그리고 고양시 관계 공무원과 시공사 관계자들이 각각의 입장과 의견을 밝혔다.
토론자들은 “이번 사업이 낙후된 인접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앞으로 충분한 논의와 대안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한동욱 PGA습지생태연구소장이 진행을 맡은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김창완 박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는 하천의 친환경적 이용에 관한 국내외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함으로써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많은 이해와 함께 공감대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한편 김은하 동문아파트 부녀회장을 비롯한 사리현동 주민대표들은 “목욕을 한번 하려고 해도 2시간 꼴로 한 번씩 오는 버스를 타고 신도시까지 나가야 하는 형편”이라며 낙후된 지역의 생활불편의 실상을 토로했다. 또 주민들은 축사, 공장들이 난립함으로써 인근지역이 쓰레기 하치장처럼 변해가고 오폐수가 흘러내리는 하천변의 유해환경을 지적하면서 교통문제 해결, 환경관리, 주민들의 건강·복지를 위한 편의시설 등을 요구했다.
주민대표들은 “우리도 곡릉천의 좋은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다만 편의시설이 너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휴식할 수 있고 운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이라도 마련하면서 하천에 날아오는 아름다운 새들을 함께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10여 년 곡릉천 일대의 야생조류 활동을 연구해오고 있는 이기섭 박사(녹색습지교육원 부원장)는 “작은 규모의 지방하천이면서 곡릉천처럼 조류 활동이 활발한 하천은 아주 드물어 이러한 환경적 특성을 제대로 보전하고 가꾸어야 명소로서의 가치가 살아날 것”임을 지적했다.
고양시환경단체협의회 권해원 자문위원장, 고양환경운동연합 박평수 집행위원장 등의 환경단체 대표들도 자연생태 훼손을 최대한 막으면서 곡릉천 변 ‘레저 명소’를 ‘명소’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과 전문가 그리고 사업 추진 관계자들이 시간을 갖고 충분한 의견 교환을 거치면서 일을 추진해 나갈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