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사투리와 해학의 토종 창작극 ‘안개섬’

제26회 전국연극제 경기도 예선대회 참가작인 토종 창작극 <안개섬>이 3월20일부터 고양아람누리 새라새 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전국연극제 전무후무한 기록, 3년 연속 희곡상을 수상한 김광일 작가와 시대풍자극의 대가 박성신 연출가가 만나 기획된 이번 연극은 섬사람들의 진솔하고 끈적끈적한 인간애와 순박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간 내면의 본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치밀한 묘사, 감정이입과 연민의식을 자아내는 탄탄한 구성이 휴먼과 코믹 코드로 구성돼, 소극장 연극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눈만 뜨면 한 가지 생각뿐인 섬 노총각들이 단 하나뿐인 처녀지만 ‘머리가 모자란 것’이 치명적인 흠인 동네 팔푼이 봉애를 겁탈하는 참상과 사생아를 가진 순애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섬 청년 순보의 우직한 사랑, 그리고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봉애를 겁탈한 섬 총각이 불러일으킨 비극…. 그러나 삶은 계속되고, 운명은 인연을, 인연은 연분으로 맺어지며 새로운 희망을 낳는다.

운명에 순응하고, 인연을 연분으로 받아들이는 섬사람들의 순박한 삶을 구수한 사투리와 해학 넘치는 정감언어로 풀어낸 ‘안개섬’ 제일의 관전 포인트는 우리말의 맛과 멋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볼거리는 버라이어티한 무대 연출이라 할 수 있다.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극적 상황을 농밀하게 창출하는 조명과 음향, 그리고 비극을 극대화하는 배우들의 다이나믹한 신체언어, 미적 파장을 일으키는 초현실주의적 기법을 총동원해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 연극의 문화적인 토양을 닦아온 박성신 연출가는 가장 우리다운 연극 <안개섬>을 통해 운명과 인연, 그리고 행복과 미래에 대한 순응적 삶을 역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욕망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간 3월 20일∼23일 | 장소 고양아람누리 새라새 극장 | 입장료 일반 및 대학생 1만원, 청소년 5000원 | 시간 평일 8시/토요일 4시,7시/일요일3시 | 문의 02-388-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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