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지마을, 10년 만에 서낭제 재현하며 마을 안녕 기원

선유동주민들의 전통살리기
불미지마을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마을의 오랜 전통을 다시 재현해 냈다. 지난 8일, 선유동 불미지마을에서는 이 마을 주민들과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회 불미지 성낭제’가 거행됐다. 주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서낭제는 1997년 IMF때 중단, 10년 만에 재현하며 마을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려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유한균 불미지 서낭제 보존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낭목은 우리네 할머니와 어머니들이 가정에 우환이 생기면 정한수 한 그릇 받쳐놓고 두 손 모아 빌며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던 마을신앙의 산실이었다”며 “앞으로 이러한 전통 문화를 해마다 재현하여 후세들에게 향수와 정취를, 그리고 급속히 변해 가는 현 사회에 조금이나마 추억을 되새기며 마을 공동체가 하나로 아우러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서낭제를 복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불미지 두레패의 길놀이로 시작한 이 날 행사는 3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낭목 아래에서 제를 올리고, 점심식사 이후에는 경기민요, 모음북 공연, 그리고 풍물놀이 등이 어우러진 대동 한마당이 이어졌다.

‘옛날, 마을에 큰 절이 있어 부처님 미륵보살이 있던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불미지마을’은 경기도 지정 건강장수마을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든이 훌쩍 넘거나 아흔이 더 된 어르신들이 유난히 많은 마을이다. 그리고 마을 어르신들은 몇 대째, 혹은 수 십 년 째 마을을 지키고 있다.
때문에 이들 어르신들에게는 이번 서낭제의 재현이 너무도 흐뭇하고 설레는 일이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내가 어릴 적엔 이 서낭목에 귀 달린 뱀이 살았지” “예전에 이 앞에 연못이 있었어. 여기가 마을 한 가운데였다니까”등 어린 시절 마을 모습을 회상하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이 주최가 돼 한 마음으로 마을의 전통 문화를 복원해 낸 훈훈한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