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문화원, 위삘 등 중남미 전통의상 50여점 전시
고양시에서 멕시코 아즈텍, 페루 잉카, 유카탄 반도의 마야 등 미주대륙 선주민 문명권에서 사용된 의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중남미문화원은 2008년 특별기획사업으로 5월 한 달 동안 미술관 1층과 지하 1층에서‘중남미 전통의상·직물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복형 원장은 “중남미의 전통 토기, 석기, 건축물은 물론 직물도 뛰어난 미술적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며 “지금도 현지에서 통용되는 전통의상과 직물을 통해 스페인 정복이 시작된 5세기 전에 꽃피웠던 아스텍, 마야, 잉카문화를 체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이번 전시는 나눔의 문화 전도사이며 문화원 설립자인 아내 홍갑표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로서 일부 중남미 공관의 협찬과 경기문화재단의 지원 등으로 가능하였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시된 의상 중 멕시코와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사바도르 등을 포함하는 마야문명의 의상은 각기 그 색깔, 천의 바탕, 무늬, 레이스 등이 화려하여 관람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마야의상의 특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오늘날 약 2000여 개에 달하는 마야부락에서 325종의 각기 다른 색깔과 디자인의 직물로 부락마다 조금씩 다른 의상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들의 의상은 곧 이들이 살고 있는 부락과 부족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야 여인들이 입은 ‘위삘’

보통 태양과 동물(새와 사슴 등) 그리고 각종 꽃들의 무늬가 들어가고 또한 기하학적인 디자인도 볼 수 있다.
스페인 정복시대 훨씬 이전부터 현재까지 위삘은 멕시코, 과테말라 등 중미일원 원주민 여성들의 의상중에 가장 흔한 옷이었다. 위삘은 직사각형의 원단을 반으로 접어 목이 나오도록 구멍을 내고 양쪽 겨드랑이 부분에 트임을 두고, 트임 아래는 꿰매놓은 형태로 하나의 원단으로 되어 있는 것과 2∼3개를 이어서 만든 것 등이 있다. 원단은 베틀에서 나온 그대로 사용하게 되는데, 자르는 공정 없이 옷이 몸에 맞게 직조된다. 이런 옷을 ‘가공하지 않은 원피스’라고 한다.
기본적인 위삘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허리까지만 닿는 것부터 발목을 덮는 것까지 다양한 길이와 모양들이 있다. 고전 위삘은 길이보다 넓이가 더 크지만 근래에는 넓이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아주 긴 위삘은 원피스로 입으며 일반적으로 치마 아니면 벨트 있는 치마를 같이 입기도 한다. 보편적으로 치마 밖으로 늘어뜨려서 입지만 종종 허리에 조여 입기도 하고 치마 속에 넣어 블라우스처럼 입기도 한다.
칠레의 전통의상 ‘폰초’

칠레의 전통의상은 다른 지방보다 서구적이기는 하나 인디오풍의 자수가 곁들여진 목둘레 외투, 머리덮개 등 특색있는 전통의상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칠레의 남녀 전통의상은 폰초(Poncho)와 모자, 가죽 철제 ‘마구’ 등을 포함한 것이다. 멕시코나 과테말라보다 인디오 인구가 적은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국가들의 전통의상은 서구적이고 색깔도 단순한 편이다.
폰초는 칠레뿐만이 아닌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지대,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의 국가의 인디언들이 입던 망토형의 겉옷으로 털실이나 남미에서 서식하는 염소과의 동물인 ‘라마(Llama)’의 털가죽으로 짠 모포의 한가운데에 머리를 내놓을 구멍을 낸 덧옷을 뜻한다. 겉옷을 입고, 그 위에 두터운 바람막이 또는 방수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방한효과가 매우 좋아 현재에는 등산 또는 병사용 레인코트 등으로도 이용되는데, 기능도 만점이지만 기하학적인 무늬에 어우러진 남미 특유의 색감이 독특하다.
쿠나 인디오들의 전통예술 ‘몰라’

1920년경 알려지기 시작한 몰라는 쿠나 전통디자인과 외부 이문화의 영향이 섞인 디자인으로 나눠진다. 원래 쿠나종교(태양신숭배) 주변 자연환경 영향의 전통 디자인이 2차 대전 후 특히 파나마 운하지대를 통하는 외부 문화의 영향으로 현대 미술적 디자인이 섞여지기 시작한다. 쿠나 인디오들은 일단 몰라를 만든 후 이를 상하, 좌우로 둘러보며 마음에 들 때까지 작품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색깔, 모양 등을 조정해 완성시킨다. 어려서부터 어른들의 몰라 제작과정을 보고 익혀온 쿠나 소녀들은 보통 7세 때부터 수를 배우기 시작해서 결혼하기까지는 숙련된 몰라 작가로 성장하게 된다.
원시적이고 신비로운 전통을 기하학적 미학과 결합해 어제의 단순한 전통의상으로부터 오늘날 현대 미술적 가치를 지니게 된 몰라는 근래 선진 패션 창작의 모델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