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하기를 전생에 원수가 이생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고 했지만 이 부부의 사랑을 보면 이 속설이 근거없는 것이라고 증명할 만큼 아름답고 숭고한 것임을 알 수 있다.중학교 선생님이던 부인 한명순씨(가명 46세)는 9년 전 신장이 아파 투석으로 견디며 생활 하던 중 다행히 친정 어머니의 장기 기증으로 수술을 받고 작년까지 잘 견뎌 왔으나 다시 신장에 문제가 생겨 목숨이 촌각을 다툴 때 남편이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 줌으로 귀한 생명을 연장하게 되었다.신장이식수술이란 말은 쉽지만 한 번 수술비용이 일반 가정에서 부담하기란 쉽지 않은 큰 돈인데 두 번을 했다는 것은 웬만한 가정은 파탄에 이르렀음을 말해 준다.교직에 있던 부인은 교직을 그만 두고 남편은 부인의 병 간호와 살림을 신경쓰느라 가정경제를 돌 볼 여유가 없었고 그 여파가 오늘까지 이르고 있다.자신의 신장까지 내 주며 부인을 살린 남편은 수술 후 장기가 자리 잡힐 때 까지 일을 할 수 없어 더욱 힘들어 졌다.살던 집 보증금도 다 날아 가고 지금은 친지의 아파트 방 한 칸을 빌려 쓰는데 너무 협소해 남편은 찜질방에 가서 자고 들어 온다.어느덧 두 아들은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되었는데 아이들 학교 때문에시골로 갈 수도 없어 고민이다.그래도 아이들이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게 자라고 있고 가진 것은 없어도 부부가 사랑하며 가족이 화목한 것이 이들에겐 행복이다.다행히 서민전세자금대출을 신청하면 보증금의 70%는 융자를 해 준다는 은행의 설명이지만 나머지 30%도 이들에겐 벅찬 금액이다.남편은 이제 제 몸이 일할 수 있는 건강을 회복했으니 식당이라도 나가 벌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김을 보이지만 이 고비를 넘기가 쉽지 않다.우리가 조금만 힘을 모으면 이 가정을 살릴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