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경찰서 주엽 지구대 김종수 경사

“시간 내어서 하는 봉사인데, 오히려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
63주년 경찰의 날을 앞두고 경찰공무원으로서 소임을 다 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독거노인들을 보살피고 있는 김종수(47) 경사를 그가 돌보아드리는 김복수(82) 할머니 댁에서 만났다.
“할머니가 정부지원으로 올 봄, 양쪽 무릎수술을 해 지금도 거동이 불편하다”고 전하는 김 경사는 “할머니가 유모차 헌 것에 의지하고 걸어다니시기가 무척 힘든데, 바퀴 달린 보행차가 어디서 지원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한 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고양 아마추어 무선봉사회(97년 취득. 호출부호 DS2JQI) 총무이며, 고양지구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몇 년 전 아마추어 무선봉사회 회원 중 한 명이 식사동 독거노인 가정에 쌀 배달을 함께 가자고 해서 갔는데, 허물어진 개집과 추운 겨울날 상수도가 집밖에 있었던 것을 보았다. “마음이 찡하게 아파 와서 개집을 고치고 상수도를 집안으로 연결했다. 어르신 기뻐하시는 모습에 즐거움이 더 컸다”고 하는 김 경사. 그는 김 할머니를 비롯해 어버이 결연 세대 8가구를 방문하고 있다. 매주 1회 밑반찬배달 및 2주에 한번 청소와 세탁 그리고 사랑의 쌀 배달과 말벗이 되어드린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딸(중2)과 아들(초4)에게 피자 사주면서 같이 봉사를 다녔는데, 요즘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봉사를 하여 교육적으로 무척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할머니도 손자, 손녀로 여기며 그렇게 좋아한단다. 야간 근무하고 봉사를 나가는 것이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가 되며, 연락이 두절될 때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겼을까 하는 불안함에 야간 근무의 고단함보다 더 힘들 때도 있었다고 했다.
김 경사는 89년에 경찰 공무원이 되어 첫 근무지가 자연 부락인 화전지서였다. 이후 지금까지 고양시에 근무하고 있다. 문촌 마을에서 살며 출·퇴근을 할 때 자전거로 하는데, 몸이 가뿐하고 왠지 고양시 환경도 맑아지는 것 같다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주는 것도 의미 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때로는 잘못한 사람을 법 집행으로 구속시키고, 마음이 언짢아 이틀 동안 낚시만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안타까웠던 적도 있었다”며 경찰로서의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작년에 경찰관이 시간을 내어서 봉사한다고 적십자 추천으로 고양시장 표창을 받은 적 있는 김 경사. 그는 “치매노인들의 대, 소변 받아내는 봉사를 하는 장모님의 뜻이 이어 황토집을 지어서 독거노인들과 함께 사는 것이 정년퇴직 후의 꿈”이라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