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속의 여체의 생명력 이숙자의 삶과 색: 한국 채색의 재발견채색화는 한국 미술계에서 한동안 배척되다시피 한 장르다. 한국화가들은 한국의 전통회화로 대부분 수묵화를 그렸고 국전의 수상작들도 이들이 차지했다. 수묵화가 한국화의 주류처럼 보여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숙자는 한국적 미학의 정체성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탐구해온 작가다. 이 작가는 수묵이 아니라 채색도 우리미술의 또 하나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이라고 여겼다. 이 작가는 삼국시대 고분벽화, 섬세하고 화려한 고려시대 불화, 그리고 조선시대 민화를 주목하고 채색을 이용하여 한국적 미학을 개척한 것이다. 이숙자는 천경자, 박생광에게 한국적 채색 미학의 정통성을 습득하고 김기창에게 사군자를 직접 사사 받은 것은 자기만의 한국적 미감을 창조하고자 작가가 평생을 바쳐 걸어온 길의 시작이었다. 아람미술관은 1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펼쳐질 이번 전시는 그 노력의 산물을 시대별, 주제별로 100여 점의 작품을 보여준다. 초기작부터 시대별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의 보기드문 전시다. 이숙자 그림의 또 하나 특징은 바로 ‘보리’다. 그는 4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보리밭을 매개로 그림을 그렸다. 작가는 한국적 미감을 잘 드러내 줄 소재로 보리밭을 선택한 것이다. 석채라는 채색안료의 특성을 극대화하여 선명한 색상과 입체적 표현으로 마치 보리알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것 같이 표현하는 작가 특유의 방법을 창조하였다. 그리고 이숙자는 한국적 미와 함께 궁극적 미의 대상으로서의 ‘생명력 있는 여체’에 주목한다. 보리밭과 여체의 아름다움을 그녀만의 채색의 방식으로 풀어내는데 작가로서의 모든 작업을 집중하게 되었다.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주제인 보리밭과 여체를 그린 보리밭연작과 이브연작을 초기부터 최근작까지 시대별 특징과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그 동안 관람객에게 보여주기 어려웠던 대형작품들이 대거 빛을 보일 계획이어서 본 전시는 절정에 달한 작가의 묵직한 손맛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시간 11월 1일 - 12월 14일장소 아람미술관입장료: 일반 5000원 7세이상 4000원 20인 이상 단체 할인 3000원문의 031-960-0180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