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익과 함께 하는 2008 송년음악회


장사익은 삽자루만 쥐고 있으면 딱 농부 같다. 46세에 데뷔해 이후 13년 동안 장사익은 줄기차게 노래를 불러왔다. 올해도 서울의 세종문화회관, 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서 장사익 소리판 ‘꽃구경’이라는 타이틀로 판을 펼쳤다. 그리고 고양 어울림누리를 찾아 예의 거침없이 내지르는 자연스런 창법을 선보인다.

삶과 죽음을 분리하여 보지 않는 장사익의 관조적 태도는 산자와 죽은 자의 교감과 대화로 이어진다. 아버지를 묻고 돌아서던 날 아버지의 환청을 들으며 ‘아버지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의 문을 열게 되었고’라며 고백하고(아버지 중) 노년의 모습을 따듯하게 그린‘황혼길’, 산자와 죽은자가 만나 교감하는 광경을 ‘무덤’으로 노래하고 있다.

이번 어울림누리 공연에서 1부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노래(만가)들을 모아서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고 2부 공연에서는 6집에 새로 발표되는‘이게 아닌데’(김용택 시) ‘바보천사’(김원석 시)를 비롯, 그동안 불렀던 장사익의 대표곡 ‘찔레꽃, 국밥집에서, 아버지, 자동차, 삼식이’ 등을 노래한다. 또 3부 공연에서는 주옥같은 대중음악 ‘돌아가는 삼각지, 달맞이꽃, 눈동자, 장돌뱅이, 봄날은 간다’등을 장사익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부른다.

많은 이들이 장사익의 노래를 통해 위안을 느끼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그가 누구보다도 많이 아파 본 사람이기 때문이다. 늦깎이 가수의 신산한 삶이 녹아있는 그의 노래에서 우리들 삶의 희노애락을 발견하고 우리 자신의 얼굴과 닮은꼴을 찾을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장사익은 태풍이 지나간 자리, 그 ‘허허바다’에서도 겨자씨 한 톨 같은 희망을 건져 올려 ‘하늘가는 길’에서조차 신나게 한판 놀 수 있는 낙관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그의 소리가 새벽에 길어 올린 샘물처럼 청신하고 강한 생명력으로 우리의 영혼을 정화하고,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작년 6월 한 달간의 성공적인 미국공연과 수많은 국내외의 공연에서 열광적인 호평으로 우리 대중음악의 신선하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장사익소리판 ‘꽃구경’. 무거운 상념의 짐들을 훨훨 벗어버리고 한바탕 울고 웃으며 얼씨구 추임새를 넣는 행복한 마당이 될 것이다.

문의 1577-7766
시간 12월 27일 오후 7시
장소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입장료 특별석 - 80,000원
           으뜸자리(R) - 60,000원
           좋은자리(S) - 40,000원
           편한자리(A)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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