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심어주는 학교만들기-화중초등학교

예술제·1인1악기·합창부로 재능 키우는 학교
당장 시험점수와 연관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교육 순위에서 밀려나는 현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어린이들의 정서교육과 재능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데 주력하는 학교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음악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의 풍요로운 성장을 돕는 화중초등학교를 찾았다. /김선주 기자 sunjoo@mygoyang.com
▲격년으로 열리는 ‘은빛예술제’
화중초등학교에는 11년 동안 격년으로 열려온 ‘은빛예술제’가 있다. 학생들이 학년별로 몇 개의 팀을 꾸려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공연을 준비해 공연하는 것이다. 어떤 학생은 자신의 특기를 살리고, 어떤 학생은 자신이 방과후활동으로 해 온 작품을 선보인다. 은빛예술제에 올려지는 공연들은 모두 수준급.
올해 11월 18일에도 은빛예술제가 열렸다. 특히 올해에는 민방위교육장에서 더 큼지막한 행사로 마련했다. 1학년 학생들은 태권도와 밸리 댄스 등을 선보였다. 가장 큰 형과 누나인 6학년 학생들은 퓨전코믹극 등을 선보였다. 고양 전체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영어연극팀도 무대를 빛냈고, 어느 가족음악제에서 ‘사랑상’을 수상한 가족도 무대에 올랐다.
올해 처음으로 예술제 무대에 섰던 1학년 매화반 박수연 양과 한지수 양은 “연습할 때는 좀 힘들었고, 또 무대에서 떨리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 공연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 날 만큼은 모두 음악가가 되어 예술제를 준비했고, 모두 가족이 되어 공연을 즐겼다.
이종현 연구부장은 “학생들이 졸업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예술제를 꼽는다”며 “자신의 특기와 취미를 살려 큰 무대에서 공연하며 학생들이 자신감도 갖게 되고 화합도 배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교생 모두 1인 1악기 배워
특히 올해부터는 박청원 교장이 본격적으로 추진해 전교생이 ‘1인 1악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적어도 악기 하나쯤은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어 풍요로운 삶을 살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교육청 등의 지원으로 마련된 음악실도 같은 취지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있거나 배워보고 싶었던 악기 하나를 선택해 1년 동안 연마한다. 피아노나 바이올린부터 피리나 하모니카까지. 아이들은 다양한 악기를 선택한다. 발표할 기회가 많아야 실력도 느는 법. 그래서 화중초에서는 수업 있는 토요일마다 사전에 연주하는 것을 녹화해 전교생이 교실에서 본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악기로 다섯 곡을 훌륭히 연주하면 인증서를 발급해 준다. 거기다가 연말에 예술제를 통해 이를 무대에서 발표할 기회를 갖는 것도 학생들이 악기를 열심히 연습하는 동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음치에게도 열려있는 합창부
또한 화중초등학교는 고양에서 유명한 합창부가 있다. 올해 열린 고양예능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작년에도 같은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합창부다. 그런데 이 합창부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아이들을 선별해서 대회를 위해 한시적으로 꾸려지는 합창부와 달리, 화중초의 합창부는 상설반일 뿐만 아니라 음치라도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다.
“음치들에게 음악지도를 하는 게 어렵지만 그래서 그 만큼 성장했을 때 보람도 크다”는 한정숙 전담교사는 “이렇게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모인 까닭인지, 현재 고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에 7명의 학생들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