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세상 미술학원’ 신희철 원장

올 겨울, 미대입시전문학원인 ‘하얀세상 미술학원’(주엽동)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재능 있는 미대입시생들로 넘쳐난다. 고양에서 가까운 부천을 비롯 마산 창원 울산 그리고 멀리 제주에서 150명의 학생들이 겨울방학 특강을 듣기 위해 몰려든 까닭이다. 30평도 안 되는 작은 규모로 시작해 이제 일산은 물론 전국에서 손꼽히는 미대입시전문학원으로 성장한 ‘하얀세상 미술학원’의 신희철 원장을 만났다.
“나고 자란 곳은 일산11리(현재 후곡마을)였어요. 외가댁은 오마리(현재 탄현)였구요. 그 때는 주위가 온통 야산이고 논밭이고 그랬습니다.”
신 원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화가를 꿈꾸었다. 지독히 가난한 농가에서 자란 신 원장에게 ‘화가’의 꿈은 사치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굶어 죽더라도 화가가 되겠다’며 고등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입시준비를 했다. 그러나 수강료가 15만원이나 하는 서울의 입시학원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월 5만원의 지역 학원이었다. 그는 그 곳 화실 창고에서 먹고 자며 열정적으로 공부했고, 결국 홍익대학교 미술학과에 합격했다.
그렇게 화가가 되고 싶었던 신 원장이 입시 지망생들을 가르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제가 다녔던 미술학원이 입시를 접고 어린이들만 지도하기로 한 거예요. 갑자기 미대입시를 준비하던 후배 18명이 갈 곳이 없어질 처지였죠. 도저히 나 몰라라 할 수 없었어요.”
수강료가 들어오면 함께 맛난 것을 사먹고,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던 첫 제자들과의 정은 참 각별하다. 무엇보다 신 원장에게 ‘미대를 꿈꾸는 이들에게 첫 관문을 들어가게 해 주는 보람과 재미’를 느끼게 한 그 첫 시작이었다.
그는 군 제대 후 교습소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미대입시 지도를 하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사료를 배달하고 오후에는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저녁으로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는 자신과 제자들의 미술에 대한 열정과 꿈을 소중히 가꿔갔다. 그리고 그 정성이 오늘의 ‘하얀세상 미술학원’을 일구었다.
이제 그는 장학사업에도 눈을 돌린다. 최근 어느 고등학교 교장이 재능은 있으나 경제적 형편 때문에 미술을 하기 어려운 두 학생을 무료로 가르쳐줄 수 없냐고 부탁해 온 것이 계기였다. 자신이 너무 배고프게 살았기 때문에, 자신이 너무 간절히 미술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까닭이다. 아버지의 책임감과 사랑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어‘선생님’보다는 ‘아버지’나 ‘사부’로 불리고 싶다는 신희철 원장은 그렇게 자신의 미술에 대한 열정을 학생들의 꿈으로 그려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