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거푸 반가운 봄비가 오는 주말에 덕양구 도내동에 있는 한 주말농장을 찾았다. 벌써 많은 농군들이 다녀갔는지 작은 모종들이 쫑긋한 귀를 내밀고 봄비를 맞고 있었다. 느지막한 시간에 온 한 가족이 빗속에서 고추와 가지모종을 심고 있었다. 질척거려도, 바짓가랑이가 젖어도 이 분들은 마냥 즐거운 모양이다. 작은 텃밭을 일구는 일이 늘 갖고 있던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시켜주는 모양이다. 도시민들의 삶에 산소 같은 역할을 하는 주말농장에 대해 알아보았다.

무조건 가까워야 한다
주말농장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도 근접성과 교통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 교외로 멀리 나갈수록 평당 분양가는 저렴하고, 자연환경은 더욱 아름답다. 하지만 농군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자주 찾아가서 풀도 뽑고, 찬거리도 마련하려면 가까울수록 좋다. 주말마다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황금 같은 주말은 늘 다양한 행사가 겹치기 마련이다. 가까워서 오고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야 부담 없이 주말농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부대시설이 갖추어 있어야
물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한 두 시간을 있더라도 쉴 수 있는 공간과 화장실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손도 씻고, 내 밭에서 자란 채소를 뜯어 한 끼 맛나게 들밥을 먹을 수 있는 지붕 덮인 평상이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바비큐시설까지 갖추고 있어서 여러 큰 모임을 할 수 있는 농장도 있다고 한다.
몇 년 째 주말농장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처음 시작하는 분들 역시 많을 것이다. 또한 유치원이나, 기업체 등에서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밭갈이, 거름뿌리기 등과 재배에 필요한 도움을 구체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 좋다. 대부분의 농장에서는 모종과 씨앗, 유기농 퇴비 등을 공동구매하여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어서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가족 당 5평~10평 정도가 적당
분양하는 면적도 대개 이 정도며, 한 가족이 농사짓기에 무리가 없다. 김장 때 쓸 배추, 무, 쪽파 등을 심기 위해서도 필요한 면적이다. 평당 분양면적은 대개 1만원 정도며, 봄에 모종과 씨앗, 퇴비이용 등에 추가 비용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주말농장은 3월말~4월초부터 씨나 모종심기를 시작한다. 때로는 시기를 앞당겨 출하되는 모종들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비닐하우스에서 길러낸 모종을 때 이르게 심게 되면 추위를 못 견딜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농장주의 지도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안전사고 주의는 필수
아이들이 함께 올 경우 농기구를 잘못 만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밭둑에 덮었던 비닐을 비롯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쓰레기는 꼭 수거해 가야 한다. 물을 줘도 적당히 줘야 한다. 열매채소는 오이 외에는 그다지 물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내 밭에 흥건히 물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재배하는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직접 농사를 지었던 분들의 경험보다 나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기 전까지는 관리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맘때가 되면 대부분 분양되었지만 올해는 불경기 탓인지 몇 이랑씩 분양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지금 주말농장을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이날 선물로 그리고 어버이날 선물로 주말농장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자연이 주는 편안함은 가족들의 관계에 스며들어 올 한해 밭에서 수확하는 것 이상의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옥석 전문기자

<농작물 영농일정 및 추천품종(제일주말농장)>

*고양시 주말농장:이 외에도 소규모로 운영되는 주말농장이 많이 있다. 
제일주말농장: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 235 (011-415-3185)
돌풍주말농장:고양시 덕이동 (031-915-5995) http://cafe.daum.net/dolpungfarm
은지주말농장:고양시 덕양구 도내동(011-9965-5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