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한 아빠도 함께한 '대보름 놀이'

고봉산 산도깨비(지도 고혜수) 사물놀이 반 어린이들이 흥겹게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다. 모닥불 주변에 몰려있던 어린이와 시민들이 산도깨비 주변으로 모여 선다. ‘덩덩 더더덩 덩~’ 사물놀이 시작을 알리는 인사에 모두들 박수로 화답한다.

지난 2월 26일 장항동 문화방송 부지에서 열린 ‘2002 고양시 대보름 축제’를 시작하는 풍경이다. 고양신문 부설 하누리문화교육원과 고양시 향토문화보존회(회장 이은만)가 준비한 이날 행사에는 동화 읽는 어른모임, 푸른 고봉산을 가꾸는 사람, 일산동화나라 등에서 어린이와 시민 500여명이 참여해 달집을 태우며 한해 소원을 빌었다.

송포호미걸이보존회의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강강술래,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순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성신초등학교 5학년 한지원양은 “쥐불놀이하고 불꽃놀이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처음엔 무서워서 잘 돌리지 못했는데 할수록 요령이 생겨서 나중엔 불꽃이 커지니까 마냥 신이 났어요”라며 흥겨워했다.

퇴근 후 행사장에 늦게 도착한 아버지들은 자녀들 깡통에 불을 붙여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눈길을 끌기도 했고, 한국의 민속놀이가 있다는 소식에 참가했다는 외국인도 달집을 태우며 소원을 빌고 서툰 솜씨로 쥐불놀이를 하기도 했다.

온 가족이 함께 나온 사람들은 준비한 보름 음식을 먹으며 아빠 엄마 자녀가 돌아가며 불깡통을 돌리기도 했다. 동화 읽는 어른모임 회원들은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놀지 못했다며 행사가 끝난 뒤 자신들만의 대보름 행사를 즐기기도.

한편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는 고양시 선관위 주관의 ‘대보름 맞이 공명선거기원 연날리기 대회’가 시민과 학생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고, 장항동 공동육아조합 야호 어린이집에서는 고양여성민우회 주관의 대보름 놀이가 회원 가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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