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예고 예효봉사단원, 신애원에 산타행사

꼬깃꼬깃한 지폐와 동전이 수북이 담긴 수십 개의 빨간 돼지저금통이 모였다. 목도리, 장갑, 학용품 등 가지각색의 선물도 주인을 기다리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산타로 분장한 고양예고 학생들이 사회복지법인 신애원에 정성껏 준비한 사랑의 저금통과 선물을 전달했다. 지난 8월 신애원에 벽화를 그려주게 되면서 인연을 맺은 ‘고양예고 예효 효사랑 봉사단’ 학생 20명이 스스로 결연 맺은 초등학생과 중고생 등 55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게 된 것이다.
사랑의 저금통 나누기와 산타행사를 기획한 나하늘(18) 예효봉사단 단장은 “학생 신분으로 해줄 수 있는게 별로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여러 학생들이 함께해서 작지만 알찬 선물들을 많이 줄 수 있어서 너무 보람차요. 누군가에게 내 힘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기쁘기도 하고요. 우리와 결연 맺은 신애원 친구들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성탄절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정성스럽게 신애원 친구에게 줄 카드를 적던 이호임(18)양도 “지난 벽화그리기 봉사를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그 때 느꼈죠. 시간 채우는 봉사가 아닌 진짜 봉사는 이런 거구나 하고요. 봉사를 하면서 내가 얻는게 더 많기도 하고. 우리 친구들이 남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감있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며 봉사가 주는 기쁨을 표현했다.
예효봉사단원으로부터 빨간 돼지저금통을 전달받으며 한껏 미소지은 한성숙(75) 신애원 사무국장은 “이웃을 돕고 사는 좋은 생각, 좋은 자세로 봉사에 나서는 고양예고 학생들이 너무나도 기특하다”며 “이런 봉사 하나하나가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에게도 살아있는 좋은 교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한 사무국장과 이날 행사에 함께한 학부모들로부터 성탄절 선물을 전달받은 신애원 학생들은 “메리 크리스마스”, “고맙습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며 서로의 선물을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그들의 얼굴에선 한동안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한 시간 여 남짓한 시간, 짧지만 긴 여운을 함께한 예효봉사단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신애원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내년 어린이날과 아이들 생일날 또 함께할 것을 기약한 뒤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또 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신애원 관계자들 얼굴엔 잔잔한 미소가 넘쳤다. 아기예수 탄생의 기쁨이 신애원에 고요히 퍼지는 순간이었다.
한편, 안병섭 고양예고 교장은 “예효봉사단원들이 봉사를 하면 할수록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받고 있는 느낌이다. 학교현장에서 가르치지 못한 것들을 배우는 공간이라 더욱 소중한 것 같다”며 “시와 지역에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