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이하 경우 난방비 갑절로 증가”
최근 경기북부에 불어닥친 폭설과 한파로 고양의 화훼농가들이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번 겨울 화훼농가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예년에 비해 훨씬 늘어난 난방비다. 화훼작물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를 맞춰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예년에 비해 갑절의 기름량이 필요하다.
화훼농가들은 각종 세금이 면제된 경유인 면세유로 난방을 유지하지만 최근 면세유가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농가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면세유는 올해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면세유 경유의 공급 가격은 1ℓ당 10월에는 780원, 11월에는 820원으로 집계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난방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영하 20도 가까운 추위다. 고양시농업기술센터와 화훼농가에 따르면 지난 6일 고양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0.4도를 기록했고 8일에도 영하 19.2도를 기록하는 등 보기 드문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재배 화훼작물에 따라서 이러한 자라는데 필요한 적정한 온도가 다르다. 화분에 심어 기르는 선인장의 경우는 추위에 덜 민감하지만 절화작물의 경우는 한파에 치명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원당동에서 절화작물인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한국화훼농협 최은화 이사는 “영하 5도 이상일 경우는 기름값이 크게 좌우하지 않는데 영하 10도 이하일 때는 난방비가 곱절로 들어간다”며 “장미의 경우 비닐하우스 안이 보통 18도에서 22도 유지해야 하는데 요즘같이 영하 20도 가까울 때는 바깥온도에 비해 온도를 40도 이상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이어 “예년에 비해 경영비가 30% 늘어났다” 며 “1년에 경영비가 8000만원 소요된는데 이번에는 1억이 넘게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또한 폭설로 인해 비닐하우스 위에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얼면서 비닐하우스 안과 바깥을 통풍시키는 개폐창을 여는 것이 힘들어졌다. 화훼농가들은 일일이 얼음을 떼내고 개폐창을 열고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흐린날이 계속 이어져 화훼작물이 필요로 하는 일조량이 부족해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공급이 줄어들자 화훼농가들은 부득의하게 가격을 올려야 할 판이다.
고양화훼수출단지 이제강 회장은 “화훼작물이 5% 과잉생산 됐을 때 가격이 30% 하락하는 것이 통설이지만 이번 같이 일조량이 많지 않아 공급량이 줄어들었는데 신종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소비량까지 감소했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고양화훼수출단지 같은 대규모 농장의 경우보다 소규모로 운영하는 화훼농가의 경우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