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역사를 배우는 고양올레걷기 (1)

▲ 사리현동 뒷길.<사진 최경순>
고양시는 아직까지 자연이 제법 잘 보존된 지역이 많이 남아있다. 서오능, 서삼릉뿐만 아니라 역사적 인물의 무덤을 비롯한 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고양올레(cafe.daum.net/gyolle) 모임을 이끌고 있는 최경순씨가 앞으로 고양시의 걷기좋은 길들을 소개하겠다며 글을 보내왔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길들, 걷기 좋은 길들을 소개하여 고양시를 사람 살기에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의 ‘고양올레’길이 기대된다.

고양시는 아직까지 자연이 제법 잘 보존된 지역이 많이 남아있다. 서오능, 서삼릉뿐만 아니라 역사적 인물의 무덤을 비롯한 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고양올레(cafe.daum.net/gyolle) 모임을 이끌고 있는 최경순씨가 앞으로 고양시의 걷기좋은 길들을 소개하겠다며 글을 보내왔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길들, 걷기 좋은 길들을 소개하여 고양시를 사람 살기에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의 ‘고양올레’길이 기대된다.

 

이번에 소개되는 길은 편의상 고양올레길 1코스라고 하는 길이다. 고양시청에서 출발 - 마상공원 - 주교동 박씨선영 뒷길 - 탄약대대앞길 - 대궐약수터 - 공양왕릉 - 사리현동 - 현달산 뒷길 - 문봉동 홍봉한 묘로 이어지는 길이다. 원당역에서도 출발할 수 있다. 

고양시청에서 출발하면 후문으로 나와서 옛날 등기소를 지나면 왼편으로 마상공원이 나온다. 마상공원 능선을 따라 난 길을 걸으면 배수지를 지나고, 우인아파트에서 길이 끊긴다. 우회전해서 마을 뒷길로 내려와 좌회전해 100m 정도 가면 다시 산길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산을 올라 능선길로 가다보면 순환고속도로 위로 육교가 나온다. 육교를 건너면 대궐약수 방향이다.

원당역에서 출발하면 1번 출구로 나와 원주추어탕 방향을 보면 건너편으로 사이길이 있고 입구에 행주기씨 도선산이라는 비석이 나온다. 오른 쪽으로는 행주기씨의 재실 덕양재가 보인다. 3호선 전철길 밑을 지나 작은 시내를 따라 난 길을 100m 정도 가면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왼편으로 가면 배다리 술박물관.

시간이 조금 나면 여기서 그냥 직진하여 산으로 곧장 올라보길 권한다. 이곳에는 조선 선조 때 조선의 명필 한석봉이 쓴 비석과 동시대 중국의 명필 주지번이 쓴 비석이 나란히 서 있는 무덤이 나온다. 이 무덤의 주인공은 기응세(奇應世) 선생이다. 기묘사화 때 조광조 선생과 함께 사형당한 기준(奇遵) 선생의 손자. 이분의 아들은 광해군 때 영의정을 지낸 기자헌(奇自獻, 1562~1624)으로 기자헌이 좌의정이 되어 부친인 기응세에게도 벼슬이 추증되자 1606년 조선에 사신으로 온 주지번에게 부탁하여 새로운 비석을 세우게 된다.

곧장 능선으로 올라 배드민턴장에서 왼쪽으로 능선길을 내려오면 왼쪽에 복재 기준 선생의 무덤이 있다. 정암 조광조선생에게서 배웠으며 기묘사화 때 사형당한 이들(기묘명현) 중에 제일 나이가 어린(30세) 분이었으며, 고양의 7현으로 추앙받던 분이다.

능선길을 조금 더 내려오면 배다리술박물관 옆길에서 수역이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마루다. 예전에는 농사짓는 물이 충분해서 이름도 수역이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원당에서 벽제로 가는 큰길 밑으로 난 지하도를 건너 직진하면 철로 건너 윗배다리마을이고, 그곳에서 우회전하여 조금 올라가면 왼편으로 조그마한 밭 옆으로 산길이 나온다. 

능선길을 200m 쯤 올라가면 산속에 뜬금없이 2차선 아스팔트길이 나온다. 아스팔트길을 걷다보면 언덕길을 오르기 전에 왼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곳으로 내려가면 공양왕이 이곳에 숨어 살 때 마셨다는 대궐약수가 나온다. 조금 더 가면 길이 갈리는데 왼편 무덤을 따라 내려온다. 조선 명종시대 권신인 이량(李樑, 효령대군의 5세 손)의 무덤이 있다. 명종이 외삼촌인 윤원형의 세도를 미워하여 대항마로서 왕비(인순왕후 심씨)의 외삼촌인 이량을 등용한다. 이량의 등용으로 윤원형을 물리쳤지만, 이량은 윤원형 못지않은 횡포를 일삼았다. 횡포를 견제하려는 심의겸(자신의 조카이며, 인순왕후 심씨의 동생), 기대승, 허엽, 윤두수 등 사림을 제거하려는 사화를 도모하다가 오히려 자신이 숙청되어 귀양지인 평안도 강계에서 죽었다.

건너편 능선을 보면 공양왕릉이 보인다. 공양왕릉은 지금은 봉분도 키우고 잔디밭도 제법 넓어 보기가 나아졌지만 왕릉 위로 대놓고 모욕하는 듯이 조선 사대부들의 무덤이 가득하다. 제일 위에 있는 무덤의 주인은 신광한(申光漢, 1484~1555). 신숙주의 손자이며 학문권력을 쥔 대제학을 지냈다. 조광조의 일파로 몰려 19년 동안이나 권력에서 밀려났다가, 뒤늦게 복권되어 벼슬길에 올랐다가 윤원형이 주도한 을사사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어 사림의 공적이 된다. 

마을로 내려와 만나는 마을은 사리현동 안쪽 마을이다. 길 끝에는 사리현동에서 식사동으로 넘어가는 2차선 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식사동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작은 고개를 넘자마자 오른쪽으로 난 비포장길로 접어든다. 대문처럼 생긴 광목장 표지판을 지나는데, 여기서 차량통행을 막아놓은 왼쪽 길은 식사동 뒷산이며 한북정맥에 속하는 견달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 최경순 올레대표.
광목장길을 내려가면 지금은 창고로 쓰는 옛 축사가 나온다. 왼편 목장길로 조금 가다가 커다란 버드나무 못 미쳐서 오른쪽 밭둑길로 접어든다. 조금 더 내려가면 산 밑 도랑을 따라난 농로가 나온다. 이곳에서 사격장을 지나면 건너편으로 문봉동 느티나무가 보인다.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오늘 걷기의 끝이다. 느티나무 옆 배밭 안에는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봉한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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