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한빛무용단 대표

“춤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춤은 춤추는 사람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고양에서 활동하는 한국전통무용가 김종진(34) 한빛무용단 대표는 춤동작만큼 한 사람을 통째로 드러내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춤에 대한 그녀의 이러한 생각은 여러 학생들에게 무용을 지도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단국대에서 한국전통무용 박사과정을 밟으며 한국체대에서 학생들에게 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고양시 무용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그녀는 고양시 무용협회(회장 강윤선)가 기획한 ‘춤이 보여주는 4가지 빛깔’의 첫 공연인 ‘김종진의 춤-가인(佳人)무용’을 지난 11일 선보였다.
김종진 대표는 이 공연에서 전공인 한국전통무용은 물론 현대무용, 발레, 비보이 댄스 등 다양한 춤을 연출했다. 김 대표는 “일반대중과 무용예술 사이에는 벽이 가로놓여져 있습니다. 이런 벽을 허물고 무용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춤이 보여주는 4가지 빛깔’의 기획의도입니다.”라고 말했다.
‘무용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김 대표는 반기를 든다. 무용예술이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곧게 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대중과 함께 공유하는 것도 이 못지 않게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녀에 따르면 무용학계는 무용을 일반인들에게 접목시키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고 무용을 하면 여성들, 노인들, 아이들에게 어떠한 점이 좋은 지에 대한 연구결과물들이 쏟아내고 있는데 무용계 일부에서는 대중과 단절한 채 ‘그들만의 잔치’를 한다는 것이다.
“고양시무용협회가 기획한 공연 중에 라페스타와 웨스턴 돔에서 한 ‘찾아가는 무용’이란게 있었어요. 그 때 일반시민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최고의 기량을 가진 무용수 뿐만 아니라 어린 꿈나무들의 춤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 자체가 참 좋았어요.”
김종진 대표는 처음부터 춤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무용을 하던 친구를 따라 우연히 무용 학원에 갔는데 그 때 “춤이 참 재미있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가졌다고 한다. 그녀의 춤에 대한 동경은 한국체육대학에 무용학과(1기)에 진학하면서 본격적 발현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동경이 아니라 필생에 지고 가야할 업이 된 것이었다.
최승희와 함께 한국신무용의 양대산맥이었던 조택원 선생의 부인인 김문숙 선생으로부터 대궐무를 접할 수 있었고, 고 최현 선생으로부터 ‘남색끝동’을 배웠으며, 김진걸 선생으로부터 산조춤을 배웠다. 그녀는“저는 스승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진주교방굿거리를 가르쳐 주신 김수학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맺고 풀어야 춤이지 풀기만 해서는 춤이 아니라 시늉일 뿐이라는 말을 그 때는 이해를 잘 못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무용을 전공한 후배, 제자들 7명과 함께‘한빛 무용단’을 조직해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리려는 김 대표의 소망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