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적 만행을 사죄합니다”

14일 오전 행주대첩 409주년을 기념하는 제전 행사장 충장사. 엄숙한 제전 행사 중이지만 이목을 집중시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다. 일본 전통복장을 하고 권율 도원수 앞에서 참배한 2명의 남자와 18명의 여성들이 바로 주인공이다.

행주대첩 409주년 기념 제전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지 그니오’씨와 ‘야소지마 이와오’씨는 “역사적인 과오를 반성하고 싶다”며 고양시에 거주하는 일본인들과 함께 고양시에 행사참여를 부탁해 왔다.

제전행사가 끝난 후 후지 그니오씨는 준비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타국을 침략한 일, 인명과 인권을 유린하고서도 부끄러움을 깨닫지 못하는 일본의 행태를 보면 부끄러워 몸을 가누지 못할 심정이다. 영령들과 여러분 앞에 마음속 깊이 그 죄를 회개하며, 일본인을 대표해 역사적인 과오를 깊이 반성한다.”

또 고양시에 거주 중인 일본인들 모임인 ‘한일심정문화교류협회’ 회원 18명도 “한국에 살면서 한일간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행주산성을 찾아 역사를 반성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모임의 회장인 무라마쯔 가나꼬씨는 “매년 행주대첩 제전행사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제409주년 행주대첩제는 충장사에서 열린 제전행사 외에도 여러 부대행사가 함께 열렸다. 송포호미걸이농악(경기도 무형문화재 22호)을 필두로 6개 농악대의 민속놀이 시연과 함께 대첩의 기쁨을 나누기 위한 음복떡 나누기 행사가 이어졌다. 충훈정에서는 400여명의 남·여 궁사가 참여한 가운데 궁도대회를 가졌고 초등학생과 학부모 등 200여명도 행주산성 일대를 돌며 승전 역사 현장을 살폈다.

현역군인 10여명이 행주대첩 당시 장군복과 병졸복을 입고 등장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주산성의 주 통로를 순회하는 행사와 수문장 교대식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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