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주장

오늘날 우리 문화 예술계가 안고 있는 커다란 문제점의 하나가 획일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의 특성은 다양함에 있고 이 다양함 속에 변화와 발전이 있는 법인데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군사 문화적인 획일화에 길들여져 있다. 

이제 지방 문화계도 그 동안의 본부와 지부라는 종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그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 예술 활동을 독자적으로 수행해 가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 지역의 유관 문화 예술단체와 횡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그 지역 문화 발전을 공동으로 고민하고 공동으로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문화행정은 일반 행정과 구별이 되어야 하며 일반 행정은 투자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만 문화행정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문화행정은 전문인이 부족한 실정에서 또한 지역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다수 행정관리들에 의해 많은 저해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의 씨앗은 하루아침에 싹트고 꽃피는 것이 아니다. 씨앗을 뿌리고 1∼2년, 또는 몇 십 년이 지난 뒤에야 결실을 맺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문화행정을 일반 행정과 같이 취급되고 있다. 아니 사실 지역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 행정보다 우선 순위에서 밀려 일반 행정 논리로 문화행정이 취급되고 있어 지역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지역 특유의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벼가 익으려면 때가 되어야 하는 자연의 이치를 모르지는 않겠지만, 결국 문화도 농사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토양이 기름지면 알찬 결실을 맺는 것이요 농사는 농부가 지어야 제격이고 집은 목수가 지어야 한다. 그래서 문화행정도 전문가가 필요하다.

외국에는 대학에 예술행정학과가 있고 문화당국에 문화행정을 입안하는 전문 큐레이터가 있다고 한다. 문화의 도시라고  자처하는 고양시가 이런 제도를 아직까지 입안하지 못하고 있음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더구나 서울에 가까운 고양시로서 문화단체를 지역으로 유치시킬 생각을 해 보았는가.

문화도시를 내세우면서 이런 제도를 지금껏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음은 잘못된 일이다. 선진국처럼 전문 큐레이터가 아니어도 일반 공무원 중에서 선별하여 장기근속 하도록 하든지 전문가를 두어 지방 문화의 획기적인 행정자문과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명실 공히 문화도시로 나갈 초석을 쌓아야 한다.

/유양수 한국연예협회 고양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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