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목적은 ‘정권획득’이고. 국민의 바람은 ‘좋은 정책’으로 서로 다르다. 다만, 정당이 좋은 정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얻고, 표를 동원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좋은 정책보다도 쉬운 방법으로 국민을 동원할 수 있다면, 정당은 그 방법을 선택한다. 한국정치에서 정당이 이용한 것이 ‘지역주의’이다. 좋은 정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기울어지나, 지역주의 동원은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좋은 정책은 자료를 조사하고, 국민의 의견을 듣고, 이해당사자들과 협의하고 조정하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에 지역주의는 상대편의 말꼬리를 잡아 비판하거나, 국민들의 정서에 호소하면 된다. 깊이는 없지만, 예리하고 정곡을 치르는 홍보의 카피라이터와 같은 ‘문구(wording)’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깊이가 없다는 것은, 정책의 구체적 내용과 문제해결 방향과 대안 그리고 상대편과 협력하려는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는 정책결정의 틀(rule)이면서, 동시에 정책을 형성하고 결정하는 과정이다. 곧, ‘예산의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배분’으로서 정치의 열매는 ‘좋은 정책’이다. 그럼에도 ‘안꼬없는 찐빵처럼’ 한국 정치에는 ‘정책’없는 ‘정치’가 만연하다. 국민들에게 여당과 야당의 정치갈등, 이00와 박00의 갈등, 유00와 심00 그리고 김00의 경쟁 등이 정치의 모든 것으로 비춰진다.
국민에게 이번 야권 연대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치인이 누구인지 판가름 해주는 리트머스 종이이다. 좋은 정책은 뒤로하고, 정치인들이 자리를 놓고 갈등하는 선거연합은 국민에게 싫증만 준다. 자기가 잘났으니, 자기가 해야겠다는 모습보다는 서로 돕고, 지원하는 정치, 그래서 국민이 원하는 좋은 정책을 관철시키는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를 소망한다. 야권연대에 나서는 정치인들은 국민과 좋은 정책을 위해, 정권획득이라는 개인적 혹은 정당적 목표를 양보하는 감동의 정치를 보여 달라.
다음과 같은 기사를 보고 싶다.
‘유시민 전 장관은 야권 연대를 위해 주요 정책대안을 제시한 후, 이에 대한 연합이 이루어진다면, 도지사 후보 출마를 포기하고, 야권 후보를 돕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심상정 후보 역시 같은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당의 김진표 후보는 오히려 기득권을 내려놓고, 야권 후보들이 공정한 국민경선으로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야 5당은 도민들의 정책적 요구를 수렴하고 이에 기반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야권이 연합한 ‘경기 매니페스토’를 출범하기로 하고,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범수/전 고양시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