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중 김기숙 전 학운위원장

99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3년간 백마 중학교(교장 김은태)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아 일해 온 김기숙(41)위원장이 마지막 운영위원회를 개최하는 자리에서 만났다.

김위원장은 "학교운영위원은 경영의 동반자로 학교가 잘 되려면 교장선생님의 경영이 오픈 되어야 하며 학부모들도 내 아이를 무조건 학교에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학교에 동참해서 민주적으로 학교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며 3년이란 시간이 시작과 동시 너무 빨리 지나갔다고 돌아보았다.

처음 학운위에 참여할 당시에는 학교운영위원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곱지 않았다고. 치마 바람이나 학교견제세력으로 대두되기도 했지만 소극적인 큰아이를 중학교에 입학시켜놓으면서 평소에 학교나 아이들의 실태나 교육적 정보에 관심이 많아 학교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학부모들의 참여에 업그레이된 교사의 인식과 인격적인 대우, 그리고 백마중학교가 학교운영위원회 시범학교로 1년 간 실시되어 이미 체계적으로 틀이 잡혀 있는 데다 교장의 투명하고 오픈된 경영이 눈치보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그녀를 성격이 원만하고 포용과 설득력이 뛰어나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으로 평한다.

그녀는 동화구연가(색동회극단원, 롯데, 농협문화센터 동화구연강사)답게 딱딱한 이야기를 나누는 때에도 언제나 얼굴에 밝은 미소와 예쁘고 고운 목소리로 조리있게 말을 이어나가곤 했다. 학교시절 스카웃활동을 해오며 어려운 일을 헤쳐나가는 것을 배워온 그녀는 아들 정윤영(백석고1년)과 딸 정서영(백마초3년)에게도 학력보다 예의바르고 인정받는 아이, 착한 사람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한다고 한다.

남편 (정희원,44세)은 그녀가 큰아이 보이스카웃 때 백마초 스카웃단원들의 간식 500개를 싸는 것을 보더니 그때부터 모든 아이들의 대모로 인정해주고 도와주게 됐다.

그녀의 친정아버지가 교편을 잡아서인지 그녀의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은 남달랐다. 그녀는 교사들의 사기도 학부모들의 책임이 크다며 훌륭한 교사도 학부모들이 만들어 가는 것 아니냐며 학교위상과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을 때마다 선배 위원들의 자문과 지역위원의 도움을 얻어가며 학교, 교사와 삼위일체가 되어 협력해왔다고 한다.

지난 EBS난상토론 고교평준화 이대로 좋은가에 반대의견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그녀는 참교육실천을 위해 사랑의 회초리 400개를 2000년 3월 전달하기도 했다. 학교문턱을 낮추고 민주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를 끌고 온 그녀가 2001년 도서실확충사업을 중점적으로 시도했지만 물질적으로 큰 도움을 못 주고 떠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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