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 김재성 선수 부모님 김명현·소순양씨

 

▲ 김재성 선수의 필승을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치는 어머니 소순양(사진왼쪽)씨와 아버지 김명현(사진 오른쪽)씨. 뒤에 있는 장식장은 인테리업에 종사하는 김명현씨가 아들의 기념품들을 보관하기 위해 직접 제작했다고 한다.

 

남아공에서 열리는 2010년 월드컵, 그 자리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선출된 김재성선수(27세). 김선수는 자랑스럽게도 능곡초, 능곡중학교를  졸업한 고양인이다. 처음 축구를 시작했던 초등학생 당시에는 그저 축구가 좋아, 즐기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당시 달리기로부터 두각을 보인 김재성 선수는 1998년 열린 제2회 고양시장배 단축마라톤에 출전해 1등을 차지했을 정도. 체육에 대한 남다른 소질을 엿본 학교에서는 이후 축구를 위해 전학을 가려하는 김 선수를 놓아주지 않으려고 했을 정도이다.

장래보다는 재미로 시작한 축구이지만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시합에 대한 부담감과 주전 발탁으로 인한 사명감으로 뛰었고 3학년이 돼서야 부모님과 자신의 미래와 축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 결국 축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한때 컨테이너에서 생활했을 정도로 넉넉지 않은 생활형편으로 다른 학부모들처럼 경기 참관은 물론 변변한 뒷바라지도 해주지 못했다는 김재성군의 부모님들은 자신의 역할을 대신 채워준 고마운 분들을 잊지 못한다.

특히 김재성 선수가 재학 중이었던 수원공업고등학교의 이학종 감독은 특별하다. “집에 와서 어쩌다 용돈 달라는 재성이에게 그 자리에서 줘 본 적이 없어요. 언제나 나중에 주겠다고 하고 급하게 구해서 보내주는 식이었죠. 대신 감독님이 배려를 너무 많이 해줬어요. 재성이 점심, 저녁에 간식도 사주고 심지어는 용돈까지 쥐어줄 정도였죠”

 



고1때까지는 외소한 채격으로 시합에 출전조차 어려웠다는 김재성 선수에게는 경기에 뛰지 않아도 좋으니 무조건 몸을 키우라며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고 한다. 이때를 회상하며 아버지 김명현씨는 “부모는 다 내 자식이 최고로만 보이는데 감독님들은 선수의 발전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마음고생도 심했다는 부모님. 특히 작은 키의 어머니는 가끔 집에 들러 잘 하고 있냐고 물으면 게임은 못뛰고 맨날 먹고잔다는 김 선수의 대답에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학교 선수들 중 가장 작은 재성이를 보고 엄마 닮아서 왜소하다고 원망할까 걱정도 많았고 무엇보다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어요”

하지만 그동안의 걱정을 보상받듯, 2학년이 돼서 눈에 띄게 키가 크기 시작한 김 선수는 시합 출전도 어려웠던 전와는 달리 보란 듯이 당당히 주전으로 뛰기 시작해 전국대회 우승의 큰 역할을 담당했다.

김 선수의 노력은 비단 축구에서만 나타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면 종종 영국까지 가서 프리미어 게임을 관전한다는 김 선수는 즉시 언어, 즉 영어의 장벽을 깨달았다. 덕분에 제주유나이티드 활동시절 스스로 시작한 영어공부로 이제는 프리토킹이 가능할 정도. 국제적인 선수로서의 기반을 닦아놓은 것이다.

2009년에는 박지성 선수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첫째, 박 선수의 모습을 보며 마치 자신이 뛰는 듯한 감동과 언젠가 자신도 이 무대해서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용기. 둘째, 90여분의 경기에도 지친 기색 없이 팬들과 교감하는 선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든 경기를 끝내고 어머니, 아버지를 차에 모셔 직접 운전하며 돌아가는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보고 과연 큰 선수는 작은 것부터 틀리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2010년,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된 김재성 선수이지만 절대 경솔하지 않다. 좋은 일에는 나쁜 일이 겹칠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하자는 것이  김 선수의 말버릇. 국가대표 발탁이 알려지면서 기쁜 마음에 축하메세지를 전한 아버지에게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입니다. 더 좋은 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더 조심합니다”라는 답장이 왔다고 한다. 아버지 김명헌 씨는 “부모마음에 아직 애기로만 보이는데 항상 내가 해줘야 하는 말을 나한테 해줍니다”며 기특한 자식 자랑을 빼놓지 않는다.

이런 김재성 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아버지나 어머니나 한가지 뿐이다. “다치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기만 바라죠. 시작할 때 그 마음 잊지말고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기만 빕니다”
부모 마음으로서 자랑스런 아들의 세계무대 입성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에 앞서 부모님 안전에 대한 아들의 걱정이 우선이었다. 남아공에 가지 않으시냐는 질문에 “재성이가 오지 말래요. 자기는 경호가 있으니까 괜찮지만 부모님은 위험하다고” 하지만 어머니 소순양씨는 웃으며 말한다. “그래도 8강까지 들면 갈거에요. 죽어도 좋아요. 죽어도 거기서 죽을래요”

 

강민수 메세지
고양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국가대표 축구선수 김재성입니다.
작게는 고양시를 크게는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월드컵에 나가게 된 것을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과 함께 국민들을 기쁘게 해드리고 또 한국축구가 발전되기를 희망합니다.
월드컵 본선에 오른 축구팀들은 정말 강한 팀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가 그 팀들과 싸워서 이기려면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강한 팀들을 상대하는 저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가장 큰 힘과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 고양시가 다시 한 번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행복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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