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에서 고라니 너구리 안타깝게 희생

통일의 관문인 자유로, 그 길에는 쉼없이 달리는 자동차의 행렬 속에서 맑은 두 눈을 가진 고라니, 너구리 등 야생동물들이 어처구니없게도 수난을 겪고 있다.
명인복(본지 983호 소개, DMZ 1km 사과농장) 대표는 마두동에서 임진강 너머 사과농장까지 자유로를 매일 오고간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 농수산대학에 다니는 큰아들 승의 씨가 방학을 맞아 농장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아들과 함께 다니면서 명인복 대표는 아침마다 도로 위에서 목격하게 되는 희생된 야생동물들의 흔적을 자주 발견한다. 명 대표는 그때마다 딱한 마음이 들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게 더 안타깝다.
자유로에는 승용차 운전자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설계된 가로분리대가 있다. 사람과 차를 보호하기 위해서라지만 야생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인 구조물이다. 동물들은 주변을 살피기보다 앞만 보고 가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달려오는 차량에 희생을 당하게 된다.
명 대표는 동물들을 피하려고 운전자가 핸들을 꺽은 흔적을 우연히 살펴보았는데, 고양시 장항습지와 파주·문산 구간에 60군데가 넘도록 발견됐다. 지난해 여름에 설치된 파주 탄현면 낙하리 인터체인지 입구에는 2중으로 아연도금철판 분리대를 설치했는데, 야생동물들의 희생은 줄어들었지만 허점이 많았다고 한다.
명 대표는 이왕이면 야생동물들이 산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가도록 환경을 조성하길 희망하고 있다. “동물들이 도로로 못내려 오도록 가로분리대를 요즘에 농장에서 울타리로 사용되는 바둑판 모양의 연두색 휀스(프랑스의 사례와 비슷)로 하면 미관상도 괜찮고 견고하여 안전지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