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청 NGO 전문가와 긴급간담회…생태보존 계기 삼기로

 

▲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최성 시장과 담당 공무원들

 

▲ 쥬쥬동물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는 백로들


벽제 쥬쥬동물원 진입로변 사유지에 서식하던 중백로, 새백로와 해오라기 수백 마리가 벌목으로 인해 폐사하거나 피해를 입는 사건이 지난 13일 발생했다. 19일에 고양시청에서는 백로 서식지 벌목으로 인한 긴급대책마련 회의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최성 시장과 한국 물새 네트워크, 고양환경운동연합 박평수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백로들의 먹이 문제와 자원 봉사, 서식처 등 대책마련을 논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H건설 관계자는  “나무 속에 새들이 숨어 있어 벌목을 하면서 알았다”며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불찰에 대해 사과했다.
환경보호과 송이섭 과장은 “13일부터 새들에게 꾸준히 먹이를 공급했으며 웅덩이도 파 탈진한 새들에게 먹이를 공급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송 과장은 “16, 17일에는 많은 비가 내려 비를 맞은 어린 새들이 저체온증 등으로 탈진하는 현상이 발생해 근처에 있는 쥬쥬동물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새들의 치료를 부탁했다”며 “새들의 구조를 도와주신 여러 단체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대표는 “지금은 먹이를 많이 공급하지만 새들이 시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점점 먹이 주는 양은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상황을 서로 공유하고, 2차 간담회를 개최해 추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백로 서식지는 개인사유지다. 부지 소유주인 H건설 관계자 측은 “새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고, 이곳에 새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며 “우리는 지시만 내렸을 뿐 벌목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지에 식재된 조경수목은 산림법에 의한 벌목허가 또는 신고대상이 아니어서 사전에 벌목과 관련하여 고양시에 신고나 협의 등이 없었다.

고양환경운동연합 박평수 집행위원장은 “13일 제보를 받고 현장에 왔을 때는 정말 처참했다. 계속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바로 환경보호과, 언론사에 전화를 걸었고 결국 환경보호과 과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공사를 중단시켰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인근 지역주민에 의하면 공릉천이 깨끗해지고 백로의 먹이인 물고기가 많아진 최근 2년 전부터 왜가리, 중백로, 황로, 해오라기 등 700여마리(추정)가 이곳을 번식지로 이용해 왔다고 한다.

백로들은 산란을 하면 알을 품고 있어야 하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서는 둥지를 잠시 동안 떠나야 하는데 떠나있는 동안 알이 금방 식기 때문에 30분 이상 둥지를 비우면 안 된다. 하지만 백로와 해오라기 등은 야생동물보호법상 보호종이 아니며 조경수는 산림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양시 관계자는 “구조 활동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와 병행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어린 조류 등이 성장할 때까지 훼손된 서식지를 보존시키고 미꾸라지 등 먹이를 일정기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건발생 직후 바로 현장을 방문했던 최성 시장은 “백로들이 머무는 곳에 고양이나 개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자원봉사를 동원하고, 백로들의 참혹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나중에 사진 찍은 것들을 미관광장에 전시하는 기회를 마련해 시민들과 같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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