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눈이콩마을’ 이혜선씨가 펴낸 건강이야기 백서

서삼릉 가는 길. 도로 안쪽에 숨어있는 데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쥐눈이콩마을’. 그저 밥을 파는 곳이 아니라 건강한 한끼를 먹을 수 있는 곳이자, 고양시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토종 쥐눈이 콩으로 전통 한정식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에서 염려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과거에는 쥐눈이콩이 약재로 쓰이긴 했지만 패스트푸드나 기공식품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에 과연 잘 맞겠냐는 우려부터, 일반 식당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드는 전통식 사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까지.”
호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다가 우연히 쥐눈이 콩과 인연을 맺게 됐다는 쥐눈이콩마을 이혜숙 대표. 쥐눈이콩마을을 시작한지 6년 만에 이 대표는 500여개 항아리에서 된장과 간장을 익혀가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전통식을 만들며 느꼈던 행복에 대한 고백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성공에 대한 자부심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백 가지 약 능가하는 효능
쥐 눈처럼 작고 까맣다고 해서 ‘쥐눈이콩’으로 불린 서목태(鼠目太)는 약과 의원이 변변치 못했던 과거 우리 민족들에게 아스피린이나 다름없는 작물이었다.
‘동의보감’은 “쥐눈이콩은 신장병에 좋고, 기를 내려서 모든 풍열을 억제하며, 모든 독을 풀며,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해준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게 해열과 해독 작용이 뛰어난 쥐눈이콩은 ‘약콩’이라 불렸으며, 집집마다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조금씩 재배해 갑작스런 질병에 대비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 의학이 도입되면서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콩깍지 안에 딱 두 알씩밖에 들어 있지 않아 소출이 적은 것도 농가에서 쥐눈이콩 재배를 피하게 된 이유였다.
이렇게 거의 사라질 뻔했던 쥐눈이콩이 최근에 와서야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검은콩, 쥐눈이콩의 효능과 약성이 고혈압, 당뇨, 심장병, 비만 등 현대인들이 달고 사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쥐눈이콩 백과사전’
이 책은 ‘쥐눈이콩 백과사전’이라 부를 만하다. 콩의 이로운 점들을 이야기하면서 그에 비해 더 높은 효능을 가진 쥐눈이콩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콩으로 만든 음식으로 된장·청국장·고추장·간장이 빠질 수 없는데, 우리 콩으로 만든 장류의 효능을 재미있게도 구성했다.
또한 이 책은 쥐눈이콩 전통식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이혜선 대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살림밖에 할 줄 몰랐던 저자는 호주에서 한식당을 하며 우리 음식을 세계에 알렸고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한국인에 대한 좋은 표본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저자는 호주에서의 경험과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기가 막힌 손맛을 가지고 약콩이라 불리던 쥐눈이콩을 멋진 요리로 탈바꿈시켰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대인이 앓고 있는 고질적인 질병들이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리고 전통식이 얼마나 우리에게 좋은 식단인지 많은 젊은이와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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