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수 픽업그룹 실험작 ‘장미&볼레로’
한국 현대무용계의 가장 주목받는 남성 안무가 안성수(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자신이 이끄는 무용단 안성수픽업그룹과 함께 9월 3∼4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20세기의 위대한 춤곡을 주제로 한 두 편의 무용을 선보인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영감을 받은 ‘장미’, 그리고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안무실험 끝에 탄생한 ‘Life 볼레로’가 그것. 2010∼2011 시즌 투어를 위해 구성된 ‘장미 & 볼레로’는 국내 공연으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교 공연 외에 이번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공연이 처음이다.
보이는 음악, 들리는 춤
춤평단과 무용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용가’ 안성수는 예술적 예민함과 완벽주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탁월한 음악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정교하고 세련된 안무와, 논리적으로 움직임을 분석하고 섬세하게 정렬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춤은 거의 항상 음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특히 조지 발란신, 나토 두아토 같은 세계적인 대가들은 선보인 ‘보이는 음악’ 또는 ‘들리는 춤’의 무대를 실현시켰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안성수가 ‘음악에 귀속된 몸’ 대신 ‘몸이 음악이 되는’ 새로운 경지에 도전한다.
봄의 제전을 비틀다

안성수는 스트라빈스키가 작곡 시에 생각했던 스토리라인 즉, 봄의 신을 달래기 위해 처녀를 제물로 뽑아 죽을 때까지 춤을 추도록 한다는 설정을 그대로 살리되 여자 대신 남자가 희생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동양적 음양의 이치로 보았을 때 여성성을 지닌 땅에는 남자를 바치는 게 맞지 않나 라는 위트어린 생각에서 비롯된 것. 안성수는 상당히 난해한 곡으로 정평이 나있는 이 봄의 제전을 정교하고 세련된 몸의 언어로 탈바꿈시켰다. ‘보이는 음악’, ‘들리는 춤’을 무대 위에 실현시킨 것이다. 무용작업에 있어 음악을 가장 중요시여기는 것으로 유명한 안성수 안무가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9개의 작품 끝에 탄생
안성수의 ‘볼레로’는 반복적으로 변주, 확장되는 라벨의 음악 ‘볼레로’처럼 매년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왔다. 1997년 처음 선보인 ‘8일간의 여행’ 을 시작으로 ‘다시 만난 볼레로’, ‘욕망의 방’, ‘볼레로-팔대가문의 의식’, ‘볼레로-대륙김씨의 부활’, ‘Mating Dance‘ 에 이르기까지 10년에 걸쳐 9개의 버전으로 선 보여 왔다. 오랜 실험 끝에 안성수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마지막 버전 ‘Life_볼레로 2005’가 탄생했다. ‘볼레로 2005’를 발전시킨 이 열 번째 작품이 바로 이번 새라새극장의 무대는 작품. 13년의 작업과정 동안 그는 단순히 수정이나 보완으로 제목의 숫자를 불려간 것이 아니라, 한 음악을 주제삼아 의상, 움직임을 포함한 작품전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실험을 계속해왔다.

<공연정보>
일시 9월 3(금) 오후 8시 9.4(토) 오후 7시
장소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입장료 전석 2만원
예매문의 1577-77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