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조홍구 일산농협 조합장

석사 박사 줄줄이 도전, 1인당 평균 3-4개 자격증
지난해 8000만원 기부, 성장하는 만큼 기부금 증액

“지식을 쌓지 않으면 희망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일하며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불가피합니다. 공부를 멈춘다는 것은 곧 뒤쳐지는 것입니다.”

▲ 일산농협 조홍구 조합장
“조홍구 일산농협 조합장은 부모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온 열정을 쏟듯, 경영인은 직원들의 교육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홍구 조합장은 조합장이 먼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각오로 육십이 다 된 나이에 연세대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충이 있었지만 꾹 참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공부하는 일산농협’을 만들겠다는 다부진 각오 때문이었다.

조합장의 뒤를 이어 김진의 상임이사와 박현숙 상무가 연세대 석사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내친김에 박사학위까지 도전, 논문을 남겨두고 있다. 김진의 상임이사는 경희대 주임교수로 임명될 만큼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다. 일산농협 직원 138명 중 47명(34%)이 현재 야간대학과 야간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일산농협은 일하며 공부하겠다고 결심한 직원들에게 수업료를 지원해주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인재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학사과정 수업료는 30%를 지원하고 석사과정은 50%, 박사과정은 수업료 전액을 지원한다.

“공부하면서 얻는 가장 큰 결실은 겸손함과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지식은 얻을수록 겸손해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없으니 각자가 쌓은 지식이 얼마나 미천한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학위를 하나 더 얻었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신에게 더 충실해졌다는 자신감 입니다.”

조홍구 조합장은 “공부는 그 자체로도 발전의 동력이 되지만 일과 삶을 더욱 충실하게 만들어주는 근원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있어 좋다”고 강조한다. 일산농협의 학구열은 고양시 각 농협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일산농협은 지난해 7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올해 86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전국 1000여개 농협조합 중 10위권에 들어가는 초대형 농협이고 자산규모는 경기도 1위다. 일산농협은 철저한 기업경영방식으로 운영된다. 매년 하반기 다음해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매 시기 목표대비 성과를 분석해 미달될 경우 전 직원의 비상업무에 들어간다. 숱한 고비들을 넘기로 탄탄한 기반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위기 속에서도 성장한다는 철저한 경영원칙 때문이다.

일산농협은 지식경영과 더불어 나눔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일산농협이 지난해 지역사회에 기부한 금액은 8000만원. 어려운 이웃들에게 5000만원 상당의 쌀을 전달했고 지역 복지관에 스타렉스 차량 한 대를 기증했다. 쌀은 행정기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의 어려운 가정에까지 정성껏 전달됐고 스타렉스 차량은 매년 한 대씩 지역 복지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일산농협은 수익이 늘어날수록 기부금액도 늘리며 성장할수록 나누겠다는 나눔경영의 원칙을 반듯하게 세우고 있다.

기부 이외에 자원봉사에도 열성적이다. 고향을생각하는주부모임과 실버봉사단, 여성대학봉사단, 임직원봉사단 등 각 조직은 대부분 자율적인 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거노인 목욕보조와 급식보조, 도시락배달, 일손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조합원들과 임직원들은 급여의 일부를 모아 기부하는 자율적인 기부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조홍구 조합장은 “우리 임직원과 조합원들이 봉사활동 많이 하고 기부도 많이 하면 우리 농협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직간접적으로 농협과 함께 봉사하고 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나눔은 고객들에게 보람을 주고 지역사회에 행복을 주는 상생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더 많은 나눔을 위해서라도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성장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바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일입니다.”

조홍구 조합장은 성장과 나눔의 가치를 거듭 강조하며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바로 지식경영, 인재육성에 있다고 설명한다. 일산농협 138명이 보유한 자격증은 406개에 이른다. 직원 1인당 보유한 자격증이 평균 3-4개.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조직이다. 당장은 좀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투자해주는 조직, 성장할수록 나눔을 키우는 기업, 일산농협의 미래에 지역사회가 거는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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