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정철문화제 올해 8회째…지역행사로 자리매김

▲ 제8회 송강정철문화제가 열린 지난 15일 송강마을 특설무대에서 탤런트 백인철씨가 심청가 중 황성천리를 부르고 있다.

재너머 권성농 집의 술이 익었단 말 어제 듣고/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즐 타고/아해야 네 권농 계시냐 정좌수 왔다 하여라

지난 15일 덕양구 신원동 송강마을 특설무대에서는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1536∼1593)의 시조들이 낭송되었다. 고양은 송강이 부모의 상을 당하여 시묘살이를 했고, 장자인 아들 기연의 사망으로 시묘를 했던 곳이며, 그가 말년에 탄핵을 받아 은둔한 지역이자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송강은 고양 지역과 관련된 시조를 많이 남겼고, 이날 ‘제8회 송강정철문화제’를 맞아 송강이 남긴 고양 관련 시조들이 많이 낭송되었다.  |

위의 시조는 송강이 우계 성혼(시조에서는 ‘성권농’)선생의 초대를 받고 소를 타고 간다는 내용으로 보아 우계선생이 머물고 있던 파평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고양의 새원에서 송강이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조다. 또한 송강의 문하생인 석주 권필(1569∼1612년)이 송강의 무덤을 지나다가 지은 ‘과정송강묘유감(過鄭松江墓有感)’의 배경이 된 곳도 고양이다. 송강의 묘는 원래 덕양구 신원동이었으나 1655년에 충북 진천으로 이장되었다. 이 외에도 송강은 지금의 공릉천에서 낚시를 하며 그 풍류를 가사로 표현하기도 했다.

송강 정철의 이름을 따서 지은 지명이 송강마을을 중심으로 신원동에는 많다. 송강 마을  서쪽으로는 송강고개가 있고 동편에는 공릉천을 가로막아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송강보가 자리잡고 있다. 절벽 밑으로 송강 낚시터가 있고 부·모·장자의 묘가 북쪽(화산)에 있으며, 만년에 아끼던 기생 강아의 묘는 송강의 묘가 충북 진천으로 이장된 뒤에도 그대로 남아있어 마을 사람들은 강아아씨 묘라고 애정을 담아 부른다.

김성환 송강정철문화제위원회 회장은 “송강마을은 송강이 부모상을 당하여 오랫동안 시묘살이를 하였고 정치가로서 핍박을 받던 시기에는 이곳에서 낚시를 하거나 시를 쓰거나 술장을 기울이며 마음을 달래고 자연을 벗하였던 곳”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8회 송강정철문화제’에서는 식전행사로 송강시비 공원과 유적을 답사하는 행사가 열렸다. 현재까지 송강 정철 시비는 송강마을에 3개가 있다. 1997년 건립된 송강 정철 시비 1호부터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건립된 송강 정철 시비 2호, 3호가 그것이다.

윤고영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본행사는 송강의 시조 낭송과 다양한 공연으로 진행됐다. 당시 선조에 대한 간절한 충정을, 한 여인이 지아비를 사모하는 마음에 비유하면서 자신의 뜻을 우의적으로 표현한 ‘사미인곡’을 비롯해, 애주가로 이름 높고 또 호방하였던 송강의 성격이 드러난 ‘장진주사’, 그리고 고양관련 단가 등이 낭송되었다.

▲ 송강정철문화제가 열린 지난 15일 김평부선생의 대금연주는 신원동 송강마을의 가을저녁을 더욱 고즈넉하게 만들었다.


김평부 선생의 구슬픈 대금연주도 송강마을의 가을저녁 정취를 고즈넉하게 만들었고 탤런트 백인철씨가 심청가중 황천천리를 전문가 못지 않은 솜씨로 불러 많은 호응을 얻어냈다. 이 송예슬씨의 전통무용 살풀이를 비롯해 시조창, 가야금 병창 방아타령, 경기민요 등이 공연되었다.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회장 안재성) 주최로 열리는 송강정철문화제는 올해 8회째로 2003년부터 2현재까지 신원동 송강마을에서는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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