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동갑내기 용의자 검거, DNA 감식결과 성폭행과 무관

▲ 지난 23일 오후 1시 화정동 근린공원을 지나가던 한 시민이 부패한 여성 시신의 냄새를 맡고 경찰에 신고한 이후 25일 국립과학수사원 요원들이 현장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화정동 화중초등학교 후문과 맞붙은 근린공원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학생의 시신이 부패한 채 발견돼 지역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여학생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는 25일 검거됐다. 수사 3일만에 검거된 용의자는 피해 여학생 김양과 동갑인 16세 남성인 김모군으로 드러났다.

고양경찰서 수사전담반에 따르면 용의자 김모군은 학교를 중퇴한지 오래 되었고 일정한 거주지역 없이 경기도를 떠도는 청소년이었다고 한다. 수사전담반을 책임지고 있는 임휘성 경장은 “지난 10월 11일 밤 11시 30분경 피해 여학생 김양, 용의자 김모군, 그리고 김양과 함께 동거하는 여학생 등 3명이 화정동에서 술자리를 했는데 동거 여학생이 잠시 술자리를 비우고 온 밤 12시경 김양과 김모군이 술자리에서 사라졌다. 그 이후 김양은 동거 여학생 집으로 돌아오지도 않았고 김양을 본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양경찰서는 이러한 정황만으로 김모군을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지만 물증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력 물증으로 여기고 있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DNA 감식 결과도 별 증거가 되지 못하고 있다.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김양의 사체나 속옷으로부터 김모군으로 추정되는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 김군은 26일 현재 일산경찰서 유치장에 구속돼 있다.

고양경찰서는 시신 발견 당시 청반바지, 붉은색 반팔 티셔츠, 검정색 계통 점퍼를 착용했으나 속옷 하의를 입지 않은 상태였으며 사체 옆에 김모양의 것으로 보이는 속옷 하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피해 여학생 부모는 실종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언론을 통해 사건을 접하고 신원확인을 위해 고양경찰서에 연락을 취해 신원확인과 용의자 검거까지 가능하게 됐다. 김모양 부모는 현재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피해자인 김모양은 서울의 모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양경찰서 수사전담반은 26일 새벽 3시 30분께 남양주 선배 집에 일시 머물던 김군을  긴급 체포했다. 

피해 여성의 시신은 26일 현재 원당연세병원으로 옮겨져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해 25일 부검이 진행된 상태다. 부검 결과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양경찰서가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히긴 했지만 사망 여학생이 사라진지 보름이 지나도록 실종신고도 없었고, 정황이외에는 결정적 증거도 나오지 않아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화정동 지역 주민들은 주택가 공원에 사체가 보름동안이나 방치돼 있었는데도 전혀 몰랐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시민 김모씨는 “16살 어린 피해자의 소식이 놀랍기만 하다. 수사가 과학적으로 제대로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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