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동 여고생 변사체 사건이 남긴 것

CCTV 기능 마비…“실종 이후 학교서도 조치 없어” 

▲ 사체가 유기된 곳에서 130m 떨어진 빨래방에서 피해자 김모양, 피의자 김모군, 양모양 등이 술을 마셨다. 빨래방 내부에 CCTV가 있었지만 CCTV는 고장나 있었다.
화정동 여고생 변사체 사건은 청소년 폭력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외면이 초래한 사건이라 지적되며 보완책이 요구되고 있다.

범행장소가 공원이고 범행시간이 밤 11시 30분경이라면 공원을 배회하는 시민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수사관계자들의 말이다. 고양경찰서는 우발적 범행의 근거로 사람들이 다니는 시간에 공원에서 살해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고양경찰서 임휘성 경정은 “밤 11시 30분이면 사람들이 공원에 있을 시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피해자 김모양, 피의자 김모군과 함께 지하 원룸에서 생활하던 양모양 외에 목격자가 없었다는 것을 언뜻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정동의 한 주민은 “목을 졸라 죽일 정도로 말다툼을 했다면 주위에서 싸우는 목소리를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만약 그랬다면 어른들이 관심을 가졌어야 했다”라며 안타까와 했다. 학교와 학부모의 관심 밖으로 조금이라도 내몰리게 되면 청소년 폭력에 대한 아무런 사회적 제어장치가 없음을 이 사건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사건 현장 주위의 CCTV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살해가 일어나기 전 피의자와 피해자가 술을 마셨던 장소였던 빨래방의 CCTV는 고장이 나 있었고 인근 초등학교는 CCTV를 두지 않고 있었다.  
이 사건은 또한 10월 11일 밤 11시 30분경부터 10월 24일 오후 1시 10분경까지 피해자의 사체가 방치된 사건이다. 실종신고나 제보 없이 사체가 14일 가까이 방치되었다가 공원에 운동하러 온 한 시민의 제보에 의해 수사가 시작된 사건이다.

피해자 김모양이 다니던 서울의 모여고에서는 별다른 연락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휘성 경정은 “김모양이 살해되기 전날까지 학교에 다녔다”며 “김모양이 살해된 이후 학교측으로부터 특별한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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