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부는 영원히 천상 배필입니다”

부이티드억·김헌일, 홍순금·김창호 두 쌍 백년가약
적십자 봉사회 친정엄마 인연맺고, 그랜드백화점 롯데백화점 송포농협은 결혼선물
“신랑이 신부의 집에 기러기를 드리는 의식입니다. 기러기는 새끼를 많이 낳고 차례를 지키며 한 번 배우를 정하면 다시 구하지 않는 새로,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의식입니다.”
다문화가족 전통혼례식의 주례를 맡은 정대채 고양향교 감사의 말에 신랑 김헌일(32세)씨는 베트남 신부 부이티드억(24세)의 후원 모친에게 기러기 나무모형을 건넸다.
대한민국막걸리축제 2일째인 지난 7일 축제로 떠들썩한 일산문화공원 한복판에서 거행된 다문화가족 전통혼례식은 모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전통혼례에 참가한 부부는 두 쌍으로 베트남 신부 부이티드억씨와 한국 국적의 김헌일씨, 그리고 중국인 신부 홍순금(33세)씨와 한국 국적의 김창호(52세)였다. 결혼식에는 두 신부의 친정엄마로 결연을 맺은 정운란 적십자봉사회 고양지구협의회 회장과 최건섭 적십자 능곡봉사회 감사가 엄마의 자리를 따뜻하게 지키고 있었다.
이 두 쌍은 신랑이 신부집에 기러기 건네는 전안례, 신랑 신부가 처음 맞절을 하는 교배례, 하늘과 땅에 부부로서 도리를 다할 것을 다짐하는 천지례, 표주박에 술을 부어 마시는 근배례 등 전통혼례 순서를 밟았다.
정대채 고양향교 감사가 “오늘 답례를 올린 이 부부는 영원히 천상 배필입니다. 이 두 부부의 앞날이 늘 행복하길 기원하며 큰 박수로 답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주례사를 마치자 주위의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랜드백화점(부사장 김광영) 에서는 가스오븐렌지 2대를 각각 기증했고 롯데백화점은 그릇셋트를, 고양시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는 쌀20포를 결혼선물로 기증해 더욱 훈훈한 결혼식을 만들어 주었다.
홍순금씨를 신부로 맞이한 김창호씨는 “능곡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19살 차이가 나지만 나이차이를 잘 모르겠다. 4년 전에 한국에 온 신부는 중국에서 대가족에서 자란 사람이라 마음이 깊고 착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