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기행 ‘앗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며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 거문오름, 내륙과 해안 생태계의 완충기능을 하는 국내 유일의 사구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생태자원의 보고인 평창 백룡동굴과 동강.
2월 말 문화부와 환경부는 한국형 생태관광 모델사업 대상지 10곳을 선정, 발표했다. 이 책은 위 선정된 10군데를 직접 다녀온 소설가 복거일 등 명사들의 감상문이다. 국수호(무용가), 박민호(충무아트홀 사장), 박정은(성균관대 사학과 재학), 복거일(소설가), 유덕종(한화 호텔앤리조트 상무), 정용탁(영화평론가), 정진수(연극연출가), 츠치다 마키, 홍승일(중앙일보 경제부문 부장), 황승경(국제오페라단 단장) 등이 행복한 여행에 동참했다.
그 옛날 자신이 군 생활을 했던 파주 DMZ을 다시 다녀온 소설가 복거일 씨는, 이제는 생태관광지로 복원되는 모습을 보며, 또 6?25 격전지를 돌아보며 감명 깊게 써내려가 일종의 안보관광 기행문을 썼다. 문화미래포럼의 정용탁 대표는 오픈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동굴을 탐험하기 위해 방수 옷으로 갈아입고 아직 사다리도 만들어지지 않은 조도 0°의 굴을 직접 기어서 돌아보며 탐방했다.
자신의 사업개발지역 옆의 제주도 거문오름 생태관광지를 다녀온 한화 호텔앤리조트 상무의 글은 진짜 가보고 싶게 만들었다. 회사가 어려울 때 다짐을 위해 찾아간 이순신의 젊은 시절 훈련소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천수만이어서 좋았다는 충무아트홀 박민호 극장장의 글도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 꿈꾸던 장소를 찾은 듯 시작되는 이순신 출연 배우이자 음악감독인 젊은 음악가 황승경 씨의 글은 우포의 물안개를 보기위해 몇 번이고 다시 찾아야했던 내용을 재미있게 감상적으로 써내려갔다. 무엇보다 일본 생태관광지와 비교한 일본인 츠치다 마키가 쓴 소백산 자락길도 시사적이다. 국수호 디딤 무용단 단장은 오래전 떠난 자신의 전라도 고향 길을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너무나 정서적인 노래로 풀었다.
10곳 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거나, 교통편도 마련되어있지 않아 ‘관광지’라는 이름이 썩 어울리지 않지만 명사들이 정서적으로 풀어내는 곳곳의 소식과 아름다운 정경은 충분히 마음을 ‘동’하게 한다.
김진이 편집장
kjini@mygo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