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동 ‘토담골’ 한정식
“요리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자꾸만 하였더니 잘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며 소박한 웃음을 쏟아내는 김화진 대표(토담골/사진 왼쪽/031-915-5551)
대화동 킨텍스 앞, 수입자동차 전시장 뒷편에 가면 김 대표의 손맛이 담긴 저렴하고 푸짐한 한정식 밥상이 있다. 정갈하고 담백한 18가지의 한정식은 1인분에 8천 원밖에 하지 않는다. 한번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한 상 가득 나오는 음식에 놀라고, 메뉴판에 적힌 가격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요리를 잘하니까 음식점을 했으면 한다”고 권장했고, ‘토담골’이라는 상호를 걸고 3년 전에 몸이 좋아하는 약선 요리를 손님상에 냈다. 한결같은 정성으로 차려내는 요리는 가시오가피 나물, 콩깍지 나물, 울릉도 부지깽이, 시래기, 양념꽃게장, 두부구이가 있고, 닭가슴살 샐러드(치커리, 적근대, 양상추), 코다리 찜, 밀전병(계란지단, 오이), 청포묵 무침, 된장찌개, 어리굴젓(직접 담근 것), 녹두 빈대떡 등이 있다.
뚝배기에 담아져 나오는 된장찌개 하나도 그냥 우르르 끓인것이 아니다. 맛깔스럽게 육수를 내어 부드러운 연두부를 한입 크기로 썰어 넣고, 애호박과 대파를 송송 썰어 넣어 끓였다. 밀전병도 아침마다 고소하게 지져냈었고, 어리굴젓도 싱싱한 것만을 구입해 소금에 절였다. 특히나 소쿠리에 끈끈한 것이 빠져나온 후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무쳐서 비릿한 냄새가 없고 누구든지 ‘어리굴젓 한 접시 더’를 외친다. 모든 나물 무침에는 고소한 들기름과 몸에 좋은 들깨가루가 꼭 들어간다.
봄이면 김 대표가 60kg씩 담는다는 매실은 모든 요리에 사용되며, 매실 철판 불고기(10,000원), 매실 제육볶음(8,000원)은 더 깊은 맛을 내고 있다. 이곳의 메뉴 중에서 평범한 코다리는 꼼꼼히 손질되어 전분으로 튀김옷을 살며시 입혀서 튀겼고, 육수 물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이 들어가서 조림이 되면 일품요리가 된다.

이곳은 킨텍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필수코스로 찾는 것도 있지만, 입소문을 타고 대전, 포항 등 지방에서도 버스를 대절해 꼭 즐겨 찾는 곳이다. 맛깔스러운 맛뿐만 아니라 화장실 가는 숨은 공간에도 좀 더 상쾌하라고 김 대표가 마음을 쏟았다. 보라빛깔 나는 화려한 꽃이 수놓아진 벽지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고, 화장실도 따끈따끈하도록 비데가 설치되어 있다. 물수건 하나도 다른 곳과 차별화되게 주문해서 사용하고, 그릇 하나도 목련 꽃 한줄기 그려진 모습들에서 음식의 맛이 살아나게 했다.
이곳에서는 수익금의 일부분을 독거노인과 장애인 돕기에 사용하고 있는데, 흐뭇한 감동을 또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손님들의 요청에 의해 꽃게 무침 1kg 20,000원, 어리굴젓 10,000원을 포장판매도 하며,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따끈한 숭늉 한 대접에서 주인장의 소박한 정이 묻어나는 ‘토담골’에서 연말연시 다정한 벗들과 입안의 행복을 느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