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홍보협약 불성실 지적·배용준 초상권 때문에…
배경은 삭제되고, 최 시장 “배너광고 빼고는 도움안돼”

KBS 드라마 ‘드림하이’가 연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고양시는 드라마 제작비 지원과 각종 홍보에 나섰지만 정작 드라마 속 고양시 홍보 효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 해 적극적인 고양시 마케팅을 위해 드림하이 제작사 홀림과 협약을 체결, 1차 지원금 5억원을 비롯 2, 3차에 걸쳐 총 1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까지 1차 지원금 5억원이 지급된 상태로 2, 3차에 대해서는 지급 예정에 있다. 이 외에도 시는 세트장 인근 이동식 화장실 및 난방시설, 홍보 현수막 설치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방송을 통해서 비춰지는 고양시는 고양시민들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 8일 고양시청 시민 컨퍼런스룸에서 이루어진 ‘신한류문화관광 조성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최성 고양시장은 이 같은 점을 강하게 어필했다. 최 시장은 “종반을 향해가는 중인데도 고양시 홍보는 배너 외에 특별한 게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속 논의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드림하이 측은 고양시와의 업무협약 체결 시 약속한 사항에 대해서도 충실한 이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김성구 부장의 보고에 따르면 협약 당시 고양시 관광명소 8개소 노출을 약속하고 매회 대본을 사전에 받도록 되어 있었으나 이는 지난 2월 7일 방영된 10회까지 4차례 밖에 이행되지 않았다. 또한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관광명소 3회 노출 건에 대해서도 중남미문화원 한 회만이 이행됐으며 이마저도 당초 약속된 주요 출연진 촬영분은 방송되지 않았다. 김성구 부장은 “드림하이 로케에 대한 시 차원의 현장지원까지 이뤄지고 있으나 정작 외경이나 풍경은 삭제되고 인물 위주로 촬영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제작사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드림하이를 통한 관광산업 육성을 예정해온 고양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고양시는 당초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드라마에 제작·출연한 배용준의 이미지 제공과 드림하이를 통한 여행 상품화를 계획, 초상권과 KBS의 저작권에 대한 홀림 측의 협조를 약속받았으나 이 역시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최성 고양시장은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시 담당자와 오늘 자리에 참석한 홀림 관계자 모두 고양시의 심각한 입장을 명료하게 전달해주길 바란다”며 “추가 지원금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 후 결제를 받고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 홀림 이정운 신흥사업팀장은 “촬영 노출에 대해서는 제작사에서 강하게 어필하더라도 KBS의 PD와 작가 사이의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어려움이 있다”라며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화면을 통해 노출될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제작사 홀림은 오는 19일 전까지 관광명소 스토리텔링 촬영에 대한 계획서를 고양시에 제출해 추후 드림하이 관련 사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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