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노인종합복지관 반찬판매점 ‘고운우리반찬’

▲ 사진 왼쪽부터 윤정숙(74세), 이해제(72세), 박정화 씨(65세)

“어르신 일하시는 모습 보기 좋아 자꾸 오게 되요.”

넉넉하게 담겨지는 깻잎절임과 오이소박이를 기다리는 손님의 말이다. 이에 답하듯 한번 드셔보라며 맛의 자신감과 푸근한 미소로 권하는 판매원. 덕양구 토당동에 위치한 고운우리반찬가게의 일상이다.

간판에서부터 ‘할머니 손맛’을 강조하는 고운우리반찬은 지난 2009년 7월에 개장한 어르신들의 일터이다. 덕양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지역 어르신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기여를 위해 설립됐다. 경험이라는 큰 재산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그대로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르신들에게는 경쟁력 있는 사업이다. 그 기대만큼 이곳에서는 우리네 할머니들의 손맛을 그대로 간직한 반찬들을 구매할 수 있다.

개점 당시에는 당연히 근처 주민들이 많이 이용했다. 바쁜 나머지 반찬을 준비하지 못한 주부나 홀로 생활하는 젊은 세대 중에 특히 남성들이 많이 찾는다.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어우러지는 자연스런 맛과 옛 기억 속의 맛을 잊지 못해 먼 길을 마다않고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

호응에 힘입어 지난해 3월부터는 지역아동센터 6개소의 120명 아이들의 저녁급식 공급과 한 끼 식사가 아쉬운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도시락 판매도 함께 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열차와 연계한 도시락 사업의 제의가 들어왔지만 그 수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거절했을 정도. 지난 3월 7일에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방문해 어르신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정성스레 담근 고운우리반찬의 김치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인기 메뉴이다.

총 16명의 어르신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3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어르신들도 큰 무리 없이 여가와 함께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조리실 안쪽에서 두부조림을 위한 양념장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윤정숙(74세) 씨는 “1년 전부터 남는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이 되어 있다”며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끼리 만나서 함께 웃고 함께 일하니 집에만 있는 것보다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연  매출액 1500여 만원. 수익금의 일부는 매년 중학교로 진학하는 초등학교 졸업생들을 위한 교복선물을 통해 사회로 환원하고 있다.

종업원 평균연령 70세, 최고령 76세라는 남다른 기록을 갖고 있는 이곳은 비록 겉에서 보기에는 일견 주변의 여느 가게들과 다를 바 없지만 유리문 너머 새로운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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